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 10명 중 3명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고, 절반 이상은 시력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건강 문제가 단순한 체중 관리를 넘어 복합적인 위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4월 28일 ‘2025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결과’를 공개했다. 전국 초·중·고교 1,131개 표본 학교의 신체 발달 및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비만율 29.7%…5년째 30% 수준 고착
지난해 비만군(과체중·비만) 학생 비율은 29.7%로, 전년 29.3%보다 0.4%p 증가했다. 2021년 30.8%, 2022년 30.5%, 2023년 29.6%를 기록한 데 이어 5년째 30% 안팎에서 정체 상태다.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고착화 신호로 읽힌다. 특히 읍·면 지역 학생 비만율은 33.2%로 도시(29.0%)보다 4.2%p 높아, 지역 간 건강 불평등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시도별로는 제주(34.9%), 전남(34.7%), 강원(34.5%)이 높고, 세종(24.5%), 서울(26.7%), 부산(28.4%)이 낮았다. 다만 이번 통계는 읍·면과 도시 간 비만율 격차를 보여주며, 원인에 대한 별도 분석은 담고 있지 않다.
시력 이상 58.25%…고1이 되면 10명 중 7명꼴
시력 이상 학생 비율은 58.25%로 전년보다 1.21%p 올라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력 이상은 안경 등으로 교정 중이거나 나안시력이 한쪽이라도 0.7 이하인 경우를 가리킨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상황은 급격히 악화된다. 초등학교 1학년에서는 약 30%였던 시력 이상 비율이 고등학교 1학년에 이르면 74%까지 치솟는다. 이번 통계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시력 이상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준다.
반면 구강 건강은 개선세를 보였다. 충치 보유 학생 비율은 16.30%로 전년 18.70%보다 2.4%p 줄었다.
비만 학생 혈액검사에서 중성지방 경보…섭식장애도 급증
비만 학생을 대상으로 한 혈액검사에서는 중성지방 정밀검사 필요 비율이 28.67%(전년 26.76%)로, 총콜레스테롤(17.28%)이나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12.69%)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중성지방 수치는 대사증후군과 심혈관질환의 핵심 위험 지표로 꼽힌다.
더 주목해야 할 신호도 있다.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 중 4.34%가 다이어트 약물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7~18세 아동·청소년 섭식장애 환자는 2024년 1,180명으로 최근 5년간 70%나 급증했다. 비만율 수치 이면에 외모 강박과 잘못된 체중 감량 행동이 뒤얽힌 복합 문제가 숨어 있음을 보여준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만성질환과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비만 학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시력 이상 학생에게도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관계 부처·시도교육청과 협력해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올바른 건강 습관 형성을 돕겠다”고 밝혔다.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이고, 절반 이상이 시력 이상을 안고 있는 현실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지역 격차 해소, 시력 보호 환경 마련, 그리고 신체 이미지 교육과 정신건강 지원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없다면 다음 세대의 건강 위기는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