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60만원 시대”… 비싼 걸까 어쩔 수 없는 걸까

댓글 0

국내 수학 여행비 60만원
연합뉴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A 씨가 학교에서 받아 든 안내문 한 장. 강원도 일대 2박 3일 수학여행 비용이 60만 6000원이었다. A 씨는 “아들이 금액을 보고 안 가겠다고 했다”며 “평일 일정인데도 너무 과하다”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토로했다.

이 글이 퍼지며 ‘수학여행비 60만 원 시대’가 뜨거운 논란으로 번졌다. 과연 이 가격은 터무니없는 것일까, 아니면 피할 수 없는 현실일까.

“리베이트도, 수의계약도 없다”…현직 교사의 반박

온라인에서는 곧바로 현직 교사 B 씨의 반박 글이 주목받았다. B 씨는 “수학여행은 사전 수요조사부터 시작해 교사·학부모가 참여하는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여행사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수의계약은 절대 불가능하며 대부분 최저가 입찰로 업체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입찰 이후에는 학부모가 교사와 함께 사전 답사에도 동행한다고 덧붙였다. ‘선생들이 리베이트를 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요즘 세상에 그런 여행사도 없고, 우리도 요구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국내 수학 여행비 60만원
뉴스1

세월호가 바꿔놓은 수학여행…안전 인건비가 핵심

비용 상승의 구조적 배경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대폭 강화된 안전 규정에 있다. 교육부는 참사 이후 학생 단체 활동 시 전문 안전요원 의무 배치, 숙박시설 소방 안전기준 강화, 사전 안전점검 강화 등을 잇달아 도입했다.

현장에서는 학생 200명 기준으로 8~10명의 안전요원이 필요하며, 주야간 2교대 운영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2배 인원을 채용해야 한다. 이번 논란이 된 60만 6000원에는 차량비, 숙박비, 식비, 체험활동비에 더해 이 안전요원비까지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과거 30~40만 원대였던 수학여행비가 현재 50~60만 원대로 오른 데는 물가 상승분보다 안전 규정 강화에 따른 인건비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명성 요구하는 학부모 vs. 사명감으로 버티는 교사

국내 수학 여행비 60만원
연합뉴스

학부모 단체는 안전요원 인건비 증가의 합리성은 인정하면서도 항목별 비용 공시를 더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시민단체에서는 고액의 수학여행비가 저소득층 학생의 참여를 막아 교육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서울시교육청 등 일부 지자체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수학여행비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교육청별로 지원 여부와 규모가 들쭉날쭉한 실정이다.

교사 B 씨는 “현장 교사들은 과중한 업무와 책임 때문에 수학여행을 기피하는 분위기지만,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겠다는 사명감으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생 끝에 돌아와 마주하는 낮은 만족도 조사 결과는 큰 자괴감을 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0
공유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