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한국 선원 173명’…정부, 비상 철수까지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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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한국인 선원 하선
호르무즈 인근에 떠 있는 화물선 /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지 한 달이 지났다. 현재 페르시아만 안쪽에는 국제 선박 약 1,100여 척이 갇혀 있으며, 그 안에 한국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73명이 포함돼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지난 3월 2일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통과 선박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 미국·이스라엘과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결과다.

선원 10명 하선…173명은 여전히 해협 안에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4월 1일 오전 기준 한국 국적선 승선 선원은 136명이다. 외국 선박에 탑승 중인 한국인 37명까지 합산하면 총 173명이 해협 내측에 머물고 있다.

봉쇄 초기인 3월 8일 기준 전체 한국인 선원은 183명이었다. 이후 한국해양대·목포해양대 실습생을 포함해 총 10명이 하선하며 현재 수치로 줄었다. 중동 현지 공항 운영 여부와 항공편 일정 변동에 따라 추가 하선이 이어지고 있다.

식수·연료 4주 이상 확보…자체 담수화도 가능

오만 무스카트항 인근에 정박한 루오지아산 유조선 / 뉴스1

해수부는 26척 선박을 대상으로 매일 하선 의사 여부와 함께 식료품·식수·연료유 등 필수 물자 잔여량을 점검하고 있다. 3월 8일 기준 이미 26척 전체가 한 달치 이상의 물자를 확보한 상태였으며, 식수 이외 필수 물자는 최소 4주분 이상 비축하도록 관리 기준을 유지 중이다.

식수의 경우 원양 운항 선박은 통상적으로 바닷물을 정수하는 조수기(담수화 설비)를 갖추고 있어 자체 조달이 가능하다. 해수부는 “필요한 경우 자체적으로 담수화해 사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4주 비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선사로부터 수급 계획을 별도로 제출받아 공급 상황을 지속 확인하고 있다.

이란 “비적대국” 규정…정부는 위험 해소 안 됐다

주한 이란대사 사이드 쿠제치는 한국을 비적대국가로 규정해 기본적인 항행이 보장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기업과 거래하는 한국 선박은 통과가 불가하다는 조건도 함께 제시했다.

이란 외무부도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에 호르무즈 해협 통과 허용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위험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 철수 계획도 완료한 상태다. 해수부는 각 선사로부터 선박 위치별 최적 국내 복귀 경로를 제출받아 검토를 마쳤으며, 국토교통부·외교부·중동 현지 공관과 협력해 항공편 정보를 매일 선사에 제공하고 있다. 한국 국적선 26척 가운데는 HD오일뱅크·GS칼텍스 등 원유 운반선 7척도 포함돼 있어, 고립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원유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상황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선원들의 안전과 물자 보급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봉쇄 한 달째에 접어든 지금, 선원들의 안전한 귀환을 위한 외교적·물류적 해법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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