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이용료가 전부가 아닙니다”… 가전 구독 도장 찍기 전 꼭 확인해야 할 ‘위약금’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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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구독 '월 이용료만 강조'…총 비용·위약금 정보제공 미흡 - 뉴스1
가전 구독 ‘월 이용료만 강조’…총 비용·위약금 정보제공 미흡 / 뉴스1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까지. 이제 사지 않고 ‘빌려 쓰는’ 가전이 일상이 됐다. 그러나 편리함 뒤에 숨겨진 위약금과 정보 부재의 함정은 해마다 더 많은 소비자를 옥죄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접수된 가전 구독 서비스 피해구제 신청은 총 2,624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정수기·비데 중심의 렌탈 시장이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대형 가전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소비자 피해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것이다.

계약 불만이 절반 이상…위약금 규정은 ‘유명무실’

피해 유형을 보면 중도 해지 위약금, 계약 불이행 등 ‘계약 관련’ 불만이 1,446건(55.1%)으로 가장 많다. 품질·AS 관련 불만도 908건(34.6%)으로 적지 않다.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의무 사용기간이 1년을 초과하는 계약의 중도해지 위약금은 잔여 임대료의 10%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지 시점에 따라, 코웨이와 쿠쿠홈시스는 품목에 따라 각각 최대 30%까지 위약금을 차등 부과하고 있다. 규정의 세 배에 달하는 위약금이 버젓이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가전 구독 서비스 구제 신청
한국소비자원 / 연합뉴스

더 심각한 문제는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이다. 실제 소비자 설문 결과, 응답자의 30% 이상이 위약금 수준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소비자일수록 복잡한 약관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피해는 더욱 집중될 수 있다.

총비용 공시 제각각…LG전자, 대형 가전 정보 ‘누락’

현행 규정상 사업자는 월 이용료뿐 아니라 ‘구독 계약에 필요한 모든 비용의 합계'(총비용)와 소비자 판매 가격을 함께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소비자원의 실태조사 결과, 기업별 정보 공시 수준에 큰 격차가 확인됐다.

삼성전자·코웨이·쿠쿠홈시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품목에 대한 총비용과 판매 가격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정수기·비데 등 일부 품목에만 관련 정보를 표시하고 있으며, 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 상당수에서는 총비용 정보가 빠져 있다. 소비자가 실제 부담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는 단순한 행정상 미흡이 아니라 규정 위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평가된다. 구독 경제 전반에서 ‘구독플레이션(Subscriptionflation)’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소비자가 총비용을 모른 채 계약에 서명하는 상황은 반복적 피해의 구조적 원인이 되고 있다.

부품 단종에 수리 불가…장기계약 소비자 보호 ‘사각지대’

가전 구독 서비스는 통상 3~5년의 장기 계약을 기본으로 한다. 문제는 계약 기간 중 부품 단종이나 사업 중단으로 수리가 불가능해질 경우, 소비자가 선납한 이용료를 돌려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수리 불가 상황에 대한 조치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명시한 반면, LG전자·코웨이·쿠쿠홈시스는 ‘수리 불가’ 안내 외에 대체 방안이나 보상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전 세계적인 부품 수급 악화와 원가 상승 압박이 가중되는 현 상황에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소비자원은 업체들에 모든 품목에 대한 총비용과 판매 가격을 명확히 공시하고, 수리 불가 시 구체적인 조치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각 업체는 관련 사항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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