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진열대에서 종량제 봉투가 사라지고 있다. 불안 심리에 편승한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정부도 ‘마스크 대란’ 당시와 같은 방식의 구매 수량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4월 1일 방송에 출연해 “실제 수급에 지장이 없는데 일부 주민이 왕창 사버리면 재고가 떨어진다”며 1인당 판매 제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기후부는 현재 지자체가 구매량을 제한하도록 지침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통 현장은 이미 ‘제한 판매’ 돌입
유통 업계는 이미 자체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마트는 80여 개 점포, 롯데마트는 10여 개 점포에서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3월 24일 1인당 1묶음 제한 가이드라인을 매장에 전달했다.
편의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GS25의 경우 3월 22일부터 26일까지 단 5일 만에 종량제 봉투 판매량이 325% 폭증했으며, 음식물 처리 봉투도 278% 증가했다.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대량 재고를 보유하는 구조가 아닌 만큼 매장 소진 속도가 특히 빠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수급은 ‘이상 없음’…불안 심리가 문제
정부와 업계 모두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실제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전국 지자체의 절반 이상이 6개월치 이상의 종량제 봉투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사재기의 배경에는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인한 불안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월 28일 나프타 수출 전면 금지 조치 이후 플라스틱 원자재 수급 불안이 커졌고, 이것이 사재기 심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공급 부족이 아닌 ‘공포 매수’가 품귀 현상을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패턴으로 꼽힌다.
가격 2~3배 인상설은 ‘가짜뉴스’
온라인을 중심으로 종량제 봉투 가격이 2~3배 오른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지만 김 장관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종량제 봉투 소비자 가격의 대부분은 쓰레기 처리에 투입되는 ‘행정비용’이며, 봉투 생산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낮다는 설명이다.
봉투 가격은 지방정부 조례로 고정되어 있어 제조업체의 원자재 인상 요청만으로 임의 인상이 불가능하다. 다만 지자체와 연간 계약을 맺은 일부 제조업체가 최근의 원가 상승분을 반영받지 못해 생산을 조절하는 문제가 일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종량제 봉투 부족 시 일반 봉투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 불안을 잠재울 실질적인 정책 대응이 속도를 낼수록 시장의 불필요한 과잉 반응도 빠르게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