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기자전거 시장 장악한
중국산 전기자전거
“불안해서 탈 수가 없다”
“이런데 불안해서 어떻게 마음 놓고 타겠어요”, “안정되기 전까지 전기차, 전기 자전거 쪽은 쳐다도 안 봐야겠네”
전기차에 대한 공포심과 불안감이 높아져만 가는 가운데, 최근 중국에서 전기 자전거에 불이 나면서 일가족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4일 늦은 밤, 전기 자전거 판매점에서 갑작스러운 폭발음이 발생해 이웃들은 깜짝 놀라야 했다.
폭발음에 이어 화염이 솟구치기 시작했으며, 순식간에 온 가게를 뒤덮은 불길은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도 다가서지 못할 정도의 불길 탓에 2층에 거주하던 일가족 6명이 숨졌다.
소방 당국은 1층에 보관하던 전기 자전거의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시작된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중국 난징시의 한 아파트 1층에 설치된 전기자전거 보관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던 것이다.
자전거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배터리가 과열되고 누전되면서 결국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15명이 사망하고 44명이 다쳤다.
지난 2021년에는 전기자전거로 인한 화재가 약 1만 8천 건 발생했으며, 2022년에는 2만 1천 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들은 소방 당국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까지 포함해 실제 화재 건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전 세계 80% 전기자전거가 중국산인데… ‘불안’
문제는 중국산 전기 자전거가 전 세계 전기자전거 시장을 사실상 집어삼키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매체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자전거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0%에 달한다.
지난 2022년 중국은 무려 6천만 대에 가까운 전기자전거를 생산했으며, 이중 절반인 3천만 대 정도는 중국 내에서 소비되고 있다.
한국 또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산 전기자전거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무려 80% 수준이기 때문이다.
업계 측 관계자들은 불법 개조한 전기자전거의 배터리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동 거리와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배달 라이더 등이 속도제한장치를 해제하고 불법으로 개조하면서 화재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제조업체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저품질의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 그래도 연달아 발생하는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국내에서도 전기차와 전기자전거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기 때문에, 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