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란 항구 역봉쇄 선언…호르무즈 해협서 “휴전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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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계속 막은 이란…"하루 통과 10여척으로 제한 계획" | 연합뉴스
호르무즈 계속 막은 이란…”하루 통과 10여척으로 제한 계획” / 연합뉴스

휴전 협상 테이블이 무너지자마자 미군이 곧바로 이란의 목줄을 쥐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현지시간 2026년 4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령에 따라 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밤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봉쇄 선언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21시간의 마라톤 협상이 결렬된 직후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두고 미-이란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대신 군사적 압박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역봉쇄의 전략적 의미

이번 조치는 단순한 군사적 대응이 아닌 다층적 압박 전략으로 읽힌다. 이란은 전쟁 기간 자국산 원유 수출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주요 자금원으로 활용해왔으며, 미군의 역봉쇄는 이 두 가지 수입원을 동시에 차단하는 효과를 노린다.

봉쇄 대상은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 위치한 모든 이란 항구 및 연안 지역이며, 국적을 불문하고 이란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는 선박 전체에 적용된다. 그간 이란이 호르무즈 봉쇄 위협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온 흐름을 끊고, 오히려 미국이 해협 통제권을 쥐는 구도로 판을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美부통령, 이란과 협상 앞두고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 - 뉴스1
美부통령, 이란과 협상 앞두고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 / 뉴스1

국제 해운에 드리운 불확실성

중부사령부는 “이란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지 않는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대해선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이란과 무관한 제3국 선박의 통과를 허용함으로써 국제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장의 현실은 다르다. 미군의 보호를 받는다 해도 이란 해군의 위협에 노출된 상황에서 제3국 상선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중부사령부는 봉쇄 시행 전 상선 선원들에게 추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며, 오만만 및 해협 인근을 항행하는 모든 선원에게 미 해군 교신 채널을 주시할 것을 당부했다.

이란의 경고와 충돌 가능성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즉각 강경 대응에 나섰다.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선박 통행은 이란 군의 완전한 통제하에 있다”며, “적들이 단 한 번이라도 오판한다면 해협은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혁명수비대는 한 발 더 나아가 모든 군함의 호르무즈 해협 접근을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고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미 해군 함정이 해협에 진입하는 순간 교전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미-이란 휴전 종료 시한은 오는 21일로, 남은 기간은 8일에 불과하다. 미국은 이 시간을 이란의 자금줄을 조여 협상 구도를 유리하게 바꾸는 데 활용하겠다는 계산이지만, 양측 모두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새로운 충돌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휴전 기간 중 미군과 이란군이 해협에서 직접 충돌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현재로선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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