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글로벌 경제 속, 한국은?”… WTI 114달러 돌파, 증권가 ‘고유가 내성’ 업종 찾기 총력전

댓글 0

고유가 방어주 찾기
원유 시설과 원유 배럴 모형 / 뉴스1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4달러를 넘어서며 3년 8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이란 발전 시설 공격 유예 시한마저 임박하면서 시장의 불안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오전 아시아장에서 전일 대비 2.38% 오른 배럴당 114.20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도 배럴당 112.78달러를 기록하며 나란히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유가 고공행진이 단기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설령 이달 내 휴전이나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군사 공격으로 파괴된 생산 시설 복구에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휴전해도 유가는 ‘고공’… 생산 시설 복구에 최대 수년

고유가 방어주 찾기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항에 정박해 있는 칼리스토 유조선 / 뉴스1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돼 해상 물류가 정상화되더라도 원유 생산량 회복은 별개의 문제다. 박주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와 UAE는 1~2개월 내 원유 생산량 상당 부분이 정상화되겠지만, 저장 탱크 포화 문제를 겪은 쿠웨이트와 이라크의 경우 완전 정상화까지 3~4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고유가 장기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서, 증권가는 비용 부담을 상대적으로 견딜 수 있는 업종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생산 비용 증가로 대부분의 업종 펀더멘털이 약화되는 환경에서, 이른바 ‘고유가 내성’ 업종을 선별하는 작업이 본격화된 것이다.

증권사 3곳의 진단… 반도체·조선·이차전지 압축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고유가는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고, 물가와 환율이 오르면 경제적 비용이 늘어난다”며 “비용 부담을 견딜 수 있는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가 꼽은 업종은 반도체, 기계, 조선, 가전이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유가 구간별로 주도 업종을 세분화했다. 시장에서는 WTI 90달러 수준에서는 조선·기계 등 산업재 섹터가, 80달러 수준에서는 운송·자동차·이차전지·철강·화학 등 소재 섹터가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수익률을 보였다고 분석한다. 다만 이 연구원은 “WTI가 배럴당 90~100달러 수준에서는 영업이익률 하락 우려로 업종 선별 전략 자체가 쉽지 않다”고 경고했다.

삼성증권 김종민 연구원은 이차전지와 신재생 에너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번 고유가 충격이 전 세계적인 에너지 자립 투자를 앞당기는 강력한 트리거가 될 것”이라며 해당 업종을 투자 전략 포트폴리오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고유가 방어주 찾기
연합뉴스

WTI 114달러 시대, ‘선별 자체가 고난도’

현재 WTI가 이미 114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증권가는 단순한 고유가 방어 산업을 넘어 에너지 전환 트렌드와 연계된 차별화 전략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유가 환경이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다만 브렌트유가 지난 한 달 새 55% 급등하며 1990년 1차 걸프전(46%)의 월간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어떤 업종도 고유가 충격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종 선별 전략의 유효성이 결국 유가 수준과 전쟁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0
공유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