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절반 수준이던 수입 소고기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한우와의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이유로 찾던 미국산 소고기의 가격 경쟁력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1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우 갈비(1등급)와 미국산 갈비(냉동)의 100g당 가격 차는 2천803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1분기의 4천170원과 비교하면 약 33% 좁혀진 수치다.
환율·물류비 직격…미국산 소고기 33.5% 급등
가격 격차 축소의 핵심 원인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다. 올해 1분기 미국산 척아이롤(냉장) 100g당 평균 가격은 3천846원으로, 1년 전(2천881원)보다 33.5% 급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우 안심은 100g당 1만2천680원에서 1만3천891원으로 9.6% 오르는 데 그쳤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해상 물류비를 끌어올리며 수입 단가 상승을 가중시켰다. 환율 상승과 물류비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입 소고기 가격의 상승 폭이 한우를 크게 웃도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공급 감소까지 겹쳐…가격 상승 압력 장기화 우려
문제는 수요 측 요인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미국 소고기 생산량은 거세우 출하 가능 마릿수 감소와 암소 도축 축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0.9% 줄어든 1천171만t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량도 3.9% 감소한 113만t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농경연은 올해 수입 소고기 가격이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환율과 수입단가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2.4% 오른 ㎏당 1만5천862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도매 원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 미국산 소고기의 핵심 수출 시장이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10월 기준 5년 연속 미국산 소고기 최대 수출시장 지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국내 소고기 수입량 46만8천t 가운데 미국산이 21만9천t을 차지했다.
수입 식품 전반으로 번지는 가격 오름세
가격 상승세는 소고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수입 고등어(염장) 가격도 전날 기준 한 손당 1만277원으로 전년 대비 18.3% 올랐다. 수입 과일도 마찬가지로, 망고는 개당 3천920원으로 3.2% 상승했고 파인애플과 아보카도는 각각 11.6%, 7.4% 뛰었다.
농경연 관계자들은 환율 변동성이 잡히지 않는 한 수입 식품 전반의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시장에서는 미국산 소고기의 가성비 메리트가 빠르게 약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식재료 선택 기준 자체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