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깨면 더 큰 보복 온다”… 수출 기업 긴장시키는 트럼프의 ‘구매자 주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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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세 보복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관세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2월 20일 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지 불과 나흘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무역합의를 번복하려는 국가에는 더 높은 관세로 보복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으로 장난을 치려는 국가, 특히 수년간 미국을 뜯어 먹어온 곳은 최근 동의했던 것보다 더 높은 관세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구매자 주의(BUYER BEWARE)”라는 경고 문구를 덧붙였다. 기존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로, 각국에 대미 투자 약속 이행을 압박하는 동시에 거래 파기 책임을 상대국에 전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법적 근거 바꿔 ‘150일 15% 글로벌 관세’ 강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세 보복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출처-연합뉴스

대법원 판결 직후 트럼프 행정부는 빠르게 움직였다. IEEPA(1977년 제정)가 무효화되자, 즉시 무역법 122조를 끌어왔다. 이 조항은 1974년 의회가 제정한 법으로, 국제수지 적자를 이유로 최장 150일 동안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10% 글로벌 관세 포고령에 서명했고, 하루 뒤인 21일 이를 15%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는 트럼프 1기 이후 4,000건 이상의 소송을 버텨냈다”며 새로운 법적 근거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301조는 불공정·차별적 무역관행에, 232조는 국가안보 위협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며, 두 조항 모두 세율 상한선이 없어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1기 시절 터키산 철강 232조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했을 때도 연방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며 합헌 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역설적 결과… 관세에도 무역 적자 ‘사상 최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세 보복 경고
화물 터미널 컨테이너/출처-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제 효과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미국의 2025년 상품 무역 적자는 1조 2,410억 달러로 2024년(약 1조 2,150억 달러)보다 2.1%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4월 시행한 글로벌 관세가 무역 불균형 개선을 목표로 했지만 오히려 적자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이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4년 11월 대선 승리 이후 관세 부과 예고에 기업들이 수입을 앞당기면서 2025년 1~3월 무역 적자가 급증한 것이다. 또한 트럼프 1기 때 301조로 중국산 수입품 약 3,700억 달러에 7.5~25% 관세를 부과했지만, 이는 바이든 행정부를 거쳐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어 정책 연속성은 있으나 무역 불균형 해소라는 본래 목표 달성에는 한계를 드러낸 상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압박… “투자 약속 지켜라”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게시글에서 “대통령으로서 관세 승인을 받기 위해 의회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며 직권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무역법과 무역확장법이 이미 의회 입법을 통해 대통령에게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그 터무니없는 대법원 판결이 오히려 이를 재확인해줬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복성 관세 공언을 “협상 카드”로 해석한다. 232조와 301조는 발동 후 세율 조정이 자유롭고 상한선이 없어, 무역합의를 맺은 국가들이 대미 투자 약속을 이행하도록 압박하는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1기 대중 301조 관세와 관련해 미국 수입업체 3,500여 개가 “공개 의견수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어, 절차적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단기적으로 특정 산업과 국가에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150일이라는 시한과 의회 입법 근거가 있는 만큼, 이전 IEEPA 기반 관세보다는 법적 안정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와 대미 투자 확대를 통해 관세 리스크를 우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각국 정부는 무역합의 이행 여부를 재점검하는 동시에 WTO 제소 등 다자간 대응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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