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 덮친 서울 아파트… 올해 입주 물량, 작년의 10분의 1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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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시장 공급 감소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 / 연합뉴스

서울 주택시장이 전례 없는 공급 절벽에 직면했다. 코로나19·러·우 전쟁에 이어 중동발 리스크까지 겹치며 공사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입주 지연과 분양가 상승, 전월세 불안이 연쇄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4,165가구로 지난해 4만 6,353가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통상 연 4만 가구가 적정 공급량으로 여겨지는 점을 감안하면 역대급 공급 절벽이다.

2026년 1~2월 서울 아파트 인허가 물량도 전년 동기 대비 57.1% 급감하며 미래 공급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다. 2027년 이후 예정 물량 역시 예년 수준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공급 위축이 단기 이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코로나·전쟁·중동까지…공사비 ‘삼중고’ 최고치 경신

건설 원가 상승은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누적돼 왔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3.69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주택시장 공급 감소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 / 뉴스1

여기에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치솟고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까지 부각되며 원가 상승 압박이 한층 거세졌다. 유가·환율·운송비가 동시에 오르면서 레미콘·아스팔트·페인트 등 석유 기반 자재와 현장 운영비 전반이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건설사들은 치솟는 원가를 분양가에 온전히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분양가 규제로 사업 추진 자체도 쉽지 않아 ‘이중 압박’에 놓인 형국이다.

마천4구역 공사비 75% 증액…정비사업 현장 ‘연쇄 긴장’

서울 입주 물량의 약 90%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 나오는 구조인 만큼 정비사업 현장의 공사비 갈등은 공급 전반을 흔드는 뇌관이 된다.

현대건설은 송파구 마천4구역 재개발 조합에 도급 공사비를 3,834억 원에서 6,733억 원으로 약 2,900억 원 늘리고, 공사 기간도 34개월에서 44개월로 연장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3.3㎡당 공사비는 584만 9천 원에서 959만 6천 원으로 약 64% 급등해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 수준에 근접했다.

레미콘·방수재 등 주요 자재 납기도 나프타 수급 차질과 유가 상승 여파로 지연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특정 자재는 물량 자체가 부족해 마감 공정을 늦추거나 일시 중단을 검토하는 현장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 주택시장 공급 감소
서울 시내 신축 아파트 시공 현장 / 뉴스1

“공급 지연·가격 상승 악순환…장기 리스크로 현실화”

전문가들은 이번 충격이 단순한 비용 상승을 넘어 공급 구조 자체를 압박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공급 절벽이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번지고, 이것이 다시 매매 심리를 자극하는 ‘2차 파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비 상승이 분양가, PF 부담, 공사 진행 속도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며 “‘공급 지연-가격 상승’ 악순환이 서울 시장의 현실적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자재 수급 관리와 공사비 산정 구조 등 공급 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하지 않으면 주택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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