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4월 둘째 주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시행 전 절세를 위해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을 쏟아내면서 전반적인 시세를 끌어내린 결과다.
1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고, 수도권 매매가격도 0.01% 떨어졌다. 반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8% 올랐으며, 서울과 경기·인천은 각각 0.09% 상승해 매매와 전세 간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이번 하락은 5월 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신청 마감이 직접적인 촉매제로 작용했다. 해당 기한까지 토허제를 신청하면 중과세를 피할 수 있어, 매도를 결심한 다주택자들이 시세 대비 조정된 매물을 일제히 내놓은 것이다.
강남·용산 5주 연속 하락, 외곽은 상승 ‘디커플링’
지역별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다. 강남 3구와 용산구는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노원구·구로구 등 외곽 지역은 0.2%대 상승을 기록했다. 대출 규제 영향으로 고가 아파트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은 올해 1분기 1만 2,4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 1,101건) 대비 41.2% 급감했다. 15억 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도 31.97%에서 18.88%로 쪼그라들었다.
전셋값 상승은 ‘매매 하락’과 역행
매매 시장이 주춤한 사이 전세 시장은 오히려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0.09% 올랐고, 경기·인천도 0.09% 상승했다. 매물 부족과 월세화 현상이 전셋값 상승을 이끄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 시장 불안이 오히려 외곽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측면도 있다. 전세 물량 부족으로 시장에서 밀려난 실수요자들이 중저가 외곽 지역 매매로 선회하며 해당 지역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5월 이후 거래 위축 불가피”… 시장 향방은
부동산R114 관계자는 “다주택자는 5월 9일까지 토허제 신청만으로 중과세를 피할 수 있게 됐다”며 “주택에 대한 의사결정 기간을 감안하면 매도 의사 없는 다주택자가 시장에 뛰어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급매물 출회가 기한을 앞둔 일시적 현상임을 시사한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2만 가구 미만으로 예년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급 절벽이 하방을 지지하는 구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출 규제로 인한 고가 아파트 거래 위축과 중저가 수요 이동 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