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내리면 가슴 내려앉는 서민들
반지하 22만 가구, 감축 계획 지지부진
침수방지시설 설치율 65%에 그쳐

서울시의 반지하 주택 감축 정책이 발표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서민들이 비가 내릴 때마다 잠 못 이루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24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최기찬 의원(금천2)에 따르면, 2025년 5월 말 기준 서울시 반지하 주택은 21만 9,876호에 이른다.

2022년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 침수 사고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비극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은 “향후 10년간 반지하 주택 15만 호, 5년간 7만 7천 호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실제 감소한 주택은 약 1만 8천 호에 그쳤다.
금천구와 관악구 같은 서남권에는 여전히 2만 3,929호의 반지하 주택이 밀집해 있다.
반지하 주택의 공동개발을 지원하는 자율주택정비사업 실적도 2023년 27개소, 2024년 41개소, 2025년 3월 기준 5개소로 미미한 수준이다.
침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서민들
더 큰 문제는 침수방지시설 설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기준, 서울 내 침수 우려 가구 2만 4,842곳 중 침수방지시설이 설치된 곳은 1만 6,281가구(65%)뿐이다. 10가구 중 3~4가구는 여전히 장마철 침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침수방지시설이 설치되지 않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건물 소유주의 반대다.
서울시 관계자는 “침수방지시설 설치를 꺼리는 건물주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강제할 방법이 없어 권고에 그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빗물받이 관리도 문제다. 서울 관악구 일대 빗물받이 상당수가 담배꽁초나 쓰레기로 막혀 있어 집중호우 시 역류 위험을 높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기준 약 58만 개의 빗물받이를 관리하고 있지만, 일상적인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대안 주택 부족으로 정책 효과 반감
반지하 주택 감축이 지지부진한 근본 원인은 이주할 저렴한 대안 주택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서울시는 반지하 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주거 상향사업(1,961가구), 반지하 특정 바우처(5,586가구)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전체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기찬 의원은 “재난 피해는 주거약자에게 더 크고 가혹하다”며 “정비사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고, 근본적인 주거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마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서울시의 반지하 주택 감축 계획은 여전히 더딘 걸음을 걷고 있다. 그 사이 수많은 서민들은 또 한 번의 장마철을 불안한 마음으로 맞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