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최대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르면 오는 5월 22일부터 국내 시장에 등장한다. 미국·홍콩 등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상품이지만, 국내에서는 분산투자 요건이라는 규제의 벽에 막혀 수년간 출시 자체가 불가능했다.
금융위원회는 4월 21일 단일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도입을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4월 28일 공포·시행되며, 증권신고서 심사와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를 거쳐 5월 22일부터 거래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해외로 빠져나가던 국내 투자 수요를 국내 자본시장으로 되돌리려는 정책적 판단이 핵심 배경으로 작용한다.
왜 지금인가…해외 유출 막는 ‘규제 정합성’ 승부수
그동안 국내 ETF 시장은 분산투자 요건, 즉 종목당 운용한도 30%·10개 이상 종목 구성 규정으로 인해 특정 종목 하나만을 담은 ETF 출시 자체가 원천 차단됐다. 반면 미국과 홍콩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이미 활발히 거래되고 있어, 국내 투자자들이 유사한 투자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현상이 반복됐다.
금융위원회는 “글로벌 정합성 확보를 통해 자본시장의 투자유인을 높이고 자금 유출 유인을 경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가 국내 자산운용사들에게 새로운 상품 경쟁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만 ‘초우량주’ 기준 충족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초자산이 될 수 있는 종목은 엄격한 요건을 충족한 국내 우량주로 제한된다. 구체적으로 평균 시가총액 비중 10% 이상, 평균 거래대금 비중 5% 이상, 투자적격 등급, 파생거래량 1% 이상 등의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현재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종목만이 해당 요건에 해당한다.
허용되는 배수는 ±2배 범위 내로 제한되며, 2배 레버리지 외에도 -1배 인버스, -2배 인버스(곱버스) 등 다양한 구조의 상품이 출시될 수 있다. 상장지수증권(ETN)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음의 복리 효과’ 경고…투자자 보호 장치 대폭 강화
당국은 상품 도입과 동시에 투자자 보호 장치를 대폭 강화했다. 해당 상품에는 ‘ETF’ 명칭 사용이 제한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인버스’ 등 상품 특성을 이름에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투자를 위해서는 기본예탁금 1000만원과 기존 1시간 교육에 더해 1시간의 심화 교육을 추가로 이수해야 한다.
심화 교육에서 가장 강조되는 개념은 ‘음의 복리 효과’다. 100만원을 투자한 후 지수가 20% 하락했다가 20% 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서, 일반 상품은 96만원으로 4% 손실에 그치지만 2배 레버리지 상품은 84만원으로 손실 폭이 16%까지 벌어진다. 금융위원회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단기 투자에 적합한 고위험 상품인 만큼, 구조와 위험성을 충분히 이해한 숙련된 투자자가 손실 감내 범위 내에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개별주식 및 ETF 기초 위클리옵션 도입도 함께 추진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4개 종목을 대상으로 한 개별주식 위클리옵션은 6월 29일부터, ETF 기초 위클리옵션은 하반기 중 첫 상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