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이자 또 늘어나나”… 유가 폭등이 불러올 ‘이달의 금리 딜레마’

댓글 0

유가 천연가스 급등
뉴욕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출처-연합뉴스

상승 랠리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최대 변수를 맞닥뜨렸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움직임과 민간 선박 공격이 잇따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파가 번지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개장 직후 최대 13% 급등하며 배럴당 82달러를 돌파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폐쇄될 경우 유가가 최대 배럴당 108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3월 2일 한국 증시가 3·1절 연휴로 휴장한 사이, 아시아 주요 증시는 일제히 요동쳤다. 닛케이225지수는 장 초반 2.73% 급락했다가 최종 1.35% 하락으로 마감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2.14% 내렸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후 반등에 성공해 0.47%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유가 급등이 불러오는 금리 딜레마

유가 천연가스 급등
카타르 라스라판의 천연가스 생산시설/출처-연합뉴스

이번 사태의 핵심 파급 경로는 유가→인플레이션→금리라는 연쇄 고리다. 유가 상승이 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면,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일정이 지연되고 이는 경기 위축 우려로 이어진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하락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봉쇄 기간이 향후 금융시장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충격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공존

유가 천연가스 급등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출처-연합뉴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의 충격이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이나 올해 1월 베네수엘라 공습 당시 시장 영향은 미미했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원유시장이 과잉공급 상태라는 점도 유가 추가 상승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OPEC+는 4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20만6000배럴 늘리기로 결정한 상태다. 애덤 헤츠 제너스헨더슨 글로벌자산 책임자는 “석유시장에만 제한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어 긴장이 장기화되지 않는 한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욱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운용본부 부장도 “중동전쟁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장기화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주도 섹터나 장세가 변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방산·에너지는 수혜, 항공·운송은 직격탄

업계에서는 이번 분쟁을 계기로 국내 증시 내 섹터 간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본부장은 “방산·에너지 섹터와 가치주는 수혜를 입겠으나, 항공·운송 섹터와 고평가 부담이 있는 종목들은 피해주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 블루오션 대체거래소에서 한국 방산주를 추종하는 ‘PLUS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 인덱스 ETF(KDEF)’는 7.44% 급등한 65.24달러에 거래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 등이 담긴 이 상품은 지정학적 불안이 방산 섹터로 수요를 집중시키는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3월 국내 제조업 업황 전망 PSI는 117로 2024년 3월 이후 약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반도체 전망지수도 178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중동발 단기 충격이 진정된 이후 반도체·AI 인프라 중심의 기존 상승 흐름이 재개될지 주목하고 있다.

0
공유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