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22조 벌고, 서민은 허덕이고
대출금리 높이고 예금금리 낮췄다

“은행은 대출금리 올리고, 예금금리는 낮춰서 자기들 이익만 챙기는 건가요?”
고금리 시대를 버티며 대출 이자를 갚아온 서민들에게 씁쓸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역대 최대 이익을 거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2조 4천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조 2천억 원 증가한 수치다.
이자이익만 60조 원에 육박하면서,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배를 불렸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은행들이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59조 3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더 늘어났다. 대출금리는 높이고, 예금금리는 낮추면서 이자 수익을 극대화한 결과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금리를 높게 유지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11월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4.514%였다.
기준금리가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는 오히려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예금금리 하락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이제는 더 나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로 자금이 이동하는 분위기다.

예·적금으로 돈을 불리려던 서민들은 이제 갈 곳이 없어졌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정부 압박에도 변하지 않는 ‘이자 장사’
정부도 은행들의 ‘이자 장사’를 문제 삼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은행들이 이제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금융감독원도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정 방식과 가산금리를 조사하고 있다.
그런데도 은행들은 여전히 높은 대출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을 미리 예상하고 대출금리에 반영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가산금리를 조정해 이익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이익이 너무 과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은행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동안, 서민들은 자금을 예금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7조 원 이상 감소했다.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은 증시나 가상자산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의 투자자 예탁금 잔액은 54조 4천억 원으로 증가했고, 가상자산 거래소의 예치금도 10조 원을 넘어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에 넣어둬봤자 이자도 얼마 못 받으니, 차라리 투자로 돌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올해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자 수익을 올린다면,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금 금리를 올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