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이 끌어올린 ‘대출 금리’… 가계까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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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6개월째 상승해 연 4.34%…1년 4개월 만에 ‘최고’ / 뉴스1

기준금리가 동결된 상황에서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개월 연속 오르며 2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충격이 국고채·은행채 금리를 끌어올리며 가계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경로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34%로 전월보다 0.02%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1월(4.4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체 가계대출 금리도 연 4.51%로 전월 대비 0.06%p 반등했다. 지난해 3월(4.51%)과 동일한 수준으로, 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중동 전쟁이 금리 경로를 타고 가계로 침투

이번 금리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는 3월 중동 전쟁 발발이 꼽힌다. 이혜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중동 전쟁 발발 등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월 중 0.17%p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대출 의존도 감소
서울 시내 시중은행에 붙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현수막 / 연합뉴스

실제로 은행채 5년물 금리는 1월 3.58%에서 2월 3.73%, 3월에는 3.90%로 가파르게 올랐다. 정책금리가 아닌 시장금리 움직임이 대출금리에 직접 전달되는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

다만 이 팀장은 “고정금리 주담대 취급 비중이 줄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고정형 상품의 비중이 낮아지면서 평균 상승률이 억제된 것이다.

변동금리로 쏠리는 차주들…역전 현상의 이면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한 달 새 71.1%에서 60.8%로 10.3%p 급락했다. 2025년 11월 90.2%로 정점을 찍은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 팀장은 “정책 대출을 제외한 고정금리 대출의 평균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아 최근 변동금리 대출을 선호하는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눈앞의 낮은 이자를 좇아 차주들이 변동금리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 흐름에 주목한다. 한은은 “4월 들어 장기채 금리는 하락하고, 변동금리 지표인 코픽스 금리는 상승하는 추세라 고정·변동 금리 차이가 좁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의 변동금리 선호가 향후 이자 부담 역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로 시장은 해석한다.

기업은 하락, 가계는 상승…엇갈린 금리 흐름

서울 시내 한 은행 / 연합뉴스

같은 기간 기업대출 금리는 오히려 내렸다. 3월 기업대출 금리는 연 4.14%로 전월 대비 0.06%p 하락했으며, 대기업(-0.02%p)과 중소기업(-0.11%p)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계와 기업을 포함한 전체 은행권 대출금리는 0.06%p 내린 연 4.20%로 집계됐다. 반면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는 연 2.82%로 0.01%p 하락하며,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대출-예금 금리 격차)는 1.38%p로 0.05%p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들은 비은행권의 움직임도 주시한다. 상호저축은행(+0.17%p)·신용협동조합(+0.14%p)·새마을금고(+0.16%p)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예금금리가 일제히 오른 것은, 이들 기관이 금리 상승 국면에서 예금 확보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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