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1만가구 선을 무너뜨리며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 경기 장기 침체가 본격적인 공급 절벽으로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23일 직방에 따르면 2026년 3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9,597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3월(2만7,251가구) 대비 64.8%, 지난달 2월(1만5,663가구)과 비교해도 38.7% 급감한 수치다. 직방은 당초 2월과 3월 입주 물량을 각각 1만2,348가구, 1만4,186가구로 예상했으나 입주 일정 조정으로 실제 공급은 예측치를 크게 하회했다.
직방은 “분기 단위로 일정 수준의 공급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3월 일시적 입주 공백이 전세·매매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2025년 연간 주택공급 지표가 전방위로 부진한 만큼, 단기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구조적 문제가 깊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지방 동반 감소, 인천은 ‘제로’ 공급
3월 권역별 입주 물량은 수도권 5,513가구, 지방 4,084가구로 집계됐다. 2월 수도권(7,024가구), 지방(8,639가구) 대비 각각 21.5%, 52.7% 줄어든 규모다. 특히 인천은 다음 달 입주 예정 단지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영등포구 양평동1가 영등포자이디그니티(707가구)와 양천구 신정동 목동중앙하이츠(103가구) 등 총 810가구만 입주를 앞뒀다. 경기도에선 평택 2,723가구, 안성 992가구, 파주 988가구 등 총 4,703가구가 공급된다. 주요 단지로는 평택 지제역반도체밸리풍경채(1,152가구)와 힐스테이트평택화양(1,571가구), 파주 운정신도시 운정자이시그니처(988가구) 등이다.
지방은 강원 1,167가구, 충남 1,060가구, 대구 993가구, 경남 814가구, 제주 50가구가 입주한다. 강원 원주시 두산위브더제니스센트럴원주(1,167가구), 충남 아산시 힐스테이트모종블랑루체(1,060가구), 대구 달서구 달서푸르지오시그니처(993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2025년 공급 부진의 연쇄효과… 분양 23.8%↓가 복병
3월 입주 물량 급감은 2025년 건설 경기 침체의 연장선이다. 2025년 전국 주택 인허가는 37만9,834가구로 전년 대비 12.7% 감소했고, 착공은 27만2,685가구로 10.1% 줄었다. 아파트 입주(준공)는 34만2,399가구로 2024년 대비 17.8% 감소하며 2023년 정점(39만1,000가구) 이후 2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더 심각한 것은 민간 아파트 신규 분양의 급감이다. 2025년 분양 물량은 11만6,213채로 전년 대비 23.8% 감소해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분양 후 2~3년 뒤 입주가 진행되는 만큼, 2027~2028년 공급 부족이 사전 예고된 셈이다. 실제로 서울의 최근 5년 신규 분양(3만2,230채)은 직전 5년(7만877채)의 45.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510가구로 3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준공 후 미분양(2만8,641가구)의 85.2%가 지방에 집중됐다. 지역 간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개발사들의 신규 프로젝트 승인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2027년 이후 공급 절벽 본격화” 우려
업계 관계자들은 당장의 입주 공백보다 중장기 공급 구조 약화를 더 우려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분양 물량 축소는 향후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져 주택 공급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인구 구조 변화도 변수다. 2025년 국내 이동 인구는 611만8,000명으로 51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으며, 서울은 36년 연속 순유출(2만7,000명)을 보였다. 다만 20대만 35만9,000명 순유입되며 세대별 주거 수요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3월 일시적 공급 공백은 분기 조정으로 완충될 수 있지만, 2027년 이후 본격적인 공급 절벽이 현실화되면 전세·매매 가격 동반 상승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신속한 공급 확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