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서민 물가에 직격탄이 가해지고 있다. 화물 운송비·택배 배달료가 치솟고, 하우스 농가의 난방비 부담까지 가중되는 가운데, 대통령이 직접 국무회의 테이블에서 ‘매뉴얼을 뛰어넘는’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외부 충격이 민생과 경제,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정세 불안을 이번 유가 급등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하며, 에너지 수급 불안이 해운·물류·금융시장 전반으로 파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석유 최고가격제, ‘부당이득’ 환수 논리로 압박
정부는 이번 주 중 석유사업법에 근거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열흘 이상 가격을 올려 받음으로써 취한 일종의 부당이득을 감안해야 한다”며, 실제 생산 원가가 오르더라도 일정 기간 최고가격을 동결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여기에 더해 물가안정법에 따른 가격 및 물량 통제 카드도 준비 단계에 두도록 했다. 이는 정부가 시장 개입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일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유류세 감면, ‘일률’ 아닌 ‘차등’으로 설계 검토
이 대통령은 유류세 감면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직접 짚었다. “일률적으로 유류세 부담을 줄이면 양극화 경향을 제어하지 못한다”며, 동일한 재원이라면 서민을 타깃으로 차등 지원하는 방식이 소득 재분배 효과가 높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차등 지원 시 소비 진작 효과”와 “유류세 지원 축소에 따른 물가 관리 영향”이 얼마나 상충하는지를 세밀히 따져보도록 지시했다. 이는 단순 지원책이 아닌 거시 경제 파급 효과까지 고려한 정교한 정책 설계를 추진 중임을 보여준다.
추경 논의 수면 위로…”위기를 기회로” 구조 개혁도 시사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은 “피해를 직접 보전하는 방안까지 정책 옵션이 늘어나면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해, 추경 편성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대통령은 “위기가 닥쳤을 때 기득권도 저항하기 쉽지 않게 된다”며, 이번 위기 국면을 구조적 변화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