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년 연속으로 빼앗겨온 땅을 되찾았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밀려 한 해도 빠짐없이 줄어들던 한국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점유율이 2025년 처음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올레드 시장 점유율이 68.7%로 전년(67.2%)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고 28일 밝혔다. 같은 기간 중국의 점유율은 1.1%포인트 하락한 31.2%에 그쳤다.
한국이 2007년 세계 최초로 올레드 양산화에 성공한 뒤 중국이 시장에 진입한 2015년부터 10년 만에 이뤄낸 첫 반전이다.
초격차 기술이 만들어낸 반전
업계에서는 이번 반등의 핵심 동력으로 세 가지 기술적 도약을 꼽는다. 첫째는 LTPO(저온 다결정 산화물) 올레드 생산 확대다.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Z플립·갤럭시S 시리즈는 물론, 애플 아이폰에까지 LTPO 올레드 적용이 확대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내 한국 패널의 지배력이 한층 굳어졌다.
둘째는 모바일 분야에서의 COE(편광판 제거 저전력 기술), TV 분야에서의 프라이머리 RGB 탠덤이다. 4세대 올레드로 불리는 RGB 탠덤 기술은 발광층을 적층해 밝기와 수명을 동시에 높인 구조로, 현재 중국 업체가 상용화에 나서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중국 성장의 ‘천장’이 드러났다
중국은 자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외형을 키워왔지만, 하이엔드 시장에서의 기술 격차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저가 패널 중심의 전략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게이밍 모니터·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시장 진입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여기에 착안해 기존 모바일·TV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게이밍 모니터, 롤러블 노트북, 프리미엄 자동차로 올레드 적용 영역을 넓히며 새로운 수요를 개척했다. 중국이 아직 본격 진입하지 못한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으로 수요를 다변화한 것이다.
전체 점유율 하락은 ‘의도된 선택’
한편, 지난해 한국의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31.7%로 전년(33.2%)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협회는 이를 수익성 낮은 LCD 생산을 전략적으로 축소하고 고부가가치 올레드 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수치상 후퇴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마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이승우 부회장은 “이번 점유율 확대는 중국의 거센 추격 속에서도 우리 기업의 차세대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와 혁신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업계가 보유한 초격차 기술이 글로벌 올레드 시장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