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만 떨어지나 했더니”… 10개 중 7개 ‘빨간불’, 이란 전쟁이 한국 증시를 뒤흔든 40일

댓글 0

이란 전쟁 여파 국내 상장 종목 하락세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뉴스1

전쟁 한 번이 증시 지형도를 이렇게까지 바꿀 수 있을까. 2026년 2월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 충돌이 시작된 이후, 국내 주식시장 상장 종목 10개 중 7개가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9일 기준 전쟁 발발 직전 거래일인 2월 27일 대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1,920개로 집계됐다. 전체 상장 종목 2,773개의 69%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7% 넘게 하락했으며, 3월 한 달만 놓고 보면 19.08%나 급락해 월별 하락률 기준 역대 4번째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전쟁 이후 최대 987조 원이 증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73%, 코스닥 68%…’약세장’ 현실화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에서 하락한 종목이 689개로 전체(950개)의 73%에 달했고, 코스닥에서도 1,231개(68%)가 내렸다. 하락 종목 비율은 코스피가 코스닥보다 높았다.

약세장이 본격화하면서 52주 신저가 종목도 속출했다. 전쟁 발발 이후 이달 9일까지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831개로, 전체의 30%에 해당한다. 국내 상장 종목 3개 중 1개 꼴로 역사적 저점을 갱신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한다. 원유 수출 주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의 분쟁은 에너지 공급 우려를 높였고, 이는 수입 기업들의 원가 부담 확대와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도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란 전쟁 여파 국내 상장 종목 하락세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연합뉴스

코아스 58% 추락 vs 광전자 447% 폭등…극과 극

개별 종목에서는 극단적인 양극화가 나타났다. 코스피 종목 중 낙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코아스[071950]로, 2월 말 3,530원이던 주가가 이달 1,458원으로 58.70% 급락했다. 유니켐[011330](-44.3%), 진원생명과학[011000](-42.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광통신 관련주로 분류되는 광전자[017900]는 같은 기간 447% 폭등해 1만530원까지 치솟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달 17일 ‘GTC 2026’에서 광반도체를 미래 핵심 기술로 언급한 이후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시장에서는 분석한다.

지정학적 긴장 확대의 수혜를 입은 방산주 LIG넥스원[079550]은 74% 상승했고, 유가 급등의 반사 수혜가 기대된 신재생에너지주 HD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도 58% 오르며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우건설[047040](130%), SK이터닉스[475150](105%) 등 건설·에너지 종목도 강세를 보였다.

협상 변수 남아…변동성 확대 가능성

4월 8일에는 미·이란 2주 휴전 합의 발표 이후 코스피가 6.87% 급반등하며 5,872선을 회복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전쟁의 향방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2주간은 협상 진행 및 종전 여부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며 “이란이 제시한 10개 항목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핵 프로그램 인정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경우 종전 협상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현재 코스피 밸류에이션 수준과 이익 성장성을 감안할 때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수출주와 이차전지·제약·바이오 등 성장주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협상 국면의 진전 여부가 단기 증시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0
공유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