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재정 ‘적색 경고’… 미래 성장판 닫힐까

댓글 0

나라빚 1,300조원…성장 둔화에 부담 더 커져 /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 세계에서 한국과 벨기에를 부채 비율이 가장 빠르게 증가할 국가로 공식 지목했다. 2031년까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D2)이 63.1%에 달할 것이라는 경고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단기 전망치가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중장기 구조적 악화 흐름은 멈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IMF, 선진국 중 한국·벨기에 명시적 경고

IMF는 최근 발표한 ‘재정모니터’ 보고서에서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 그룹 내 재정 흐름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과 일본은 우호적인 이자율·성장률 역학 덕분에 2031년까지 부채 비율이 10~1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 반면, 한국과 벨기에는 부채 비율의 상당한 증가가 예상되는 국가로 명시됐다.

IMF는 보고서에서 “벨기에의 부채는 2031년까지 GDP의 122%를 초과하고, 한국은 63%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한국의 중앙정부 부채가 2030년 GDP 대비 59%로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경고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반도체 호황이 만든 ‘착시’…단기 수치는 개선

IMF, 한국 부채 증가 경고
미국 워싱턴DC 소재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전경 / 뉴스1

단기 전망치는 오히려 개선됐다. IMF는 한국의 올해 GDP 대비 D2 비율을 54.4%로 제시해, 직전 전망(56.7%)보다 2.3%포인트 낮췄다. 2027년부터 2030년까지의 수치도 각각 2.3~2.6%포인트씩 하향 조정됐다.

개선의 핵심 배경은 명목성장률 상향 조정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세에 물가상승률까지 반영되면서, 한국의 명목성장률 전망치는 2025년 2.1%에서 4.2%로, 2026년에는 2.1%에서 4.7%로 크게 뛰었다. 명목 GDP가 커지면 같은 부채 규모라도 비율은 낮아지는 구조다.

기획예산처는 이에 대해 “성과 중심·전략적 재정운용의 선순환 성과가 일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정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이라는 일시적 성장 요인에만 의존하는 구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 세계 부채비율 2029년 100% 돌파…복합 위험 현실화

글로벌 재정 환경도 악화 일로다. 전 세계 GDP 대비 D2 비율은 2029년 100.1%로, 지난해 4월 전망(98.9%)보다 1.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출 압박과 차입 비용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IMF는 재정 악화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중동 전쟁발 지출 증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인한 자원 배분 비효율, AI 관련 금융시장 리스크, 인구구조 변화를 열거했다. 특히 인구 고령화로 인한 복지 지출 증가는 한국이 직면한 구조적 재정 압박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IMF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관련한 취약계층 지원은 대상을 명확히 하고 한시적으로 운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효과가 불분명한 재정 지출을 정리하고, 그 재원을 성장을 촉진하는 공공투자로 전환하는 중기 재정 틀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관행적 지출과 의무·경직성 지출을 상시 혁신하고, 확보한 재원을 AI 대전환 등 미래 성장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경제 성장잠재력을 높이면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재정정책 설계와 운영을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