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환율 치솟자… “7천억을 잃었다” 깊어지는 고민, 무슨 일?

국민연금의 환 헤지 딜레마…
수익성과 안정성 사이에서 갈림길
국민연금
국민연금 환 헤지 / 출처 : 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이 외환시장 안정화와 운용 수익률 간의 균형을 잡기 위해 시행한 환 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 방법)가 손실 논란에 휩싸였다.

환 헤지란 외화 자산의 환율 변동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손익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를 위해 주로 ‘선물환 매도’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는 향후 특정한 환율로 외화를 팔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환 헤지 과정에서 최대 7000억 원에 달하는 수익 기회를 놓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연금
국민연금 환 헤지 / 출처 : 뉴스1

국민연금은 2021년부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 예측하고 환 헤지 전략을 강화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달러 강세가 지속되며 환 헤지를 하지 않았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약 7000억 원의 수익 기회를 잃었다.

문제는 환 헤지가 국민연금의 독자적 판단인지, 외환 당국의 요청에 따른 것인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2022년 말 정부는 환율이 1400원을 넘나들자 국민연금에 환 헤지 비율을 확대하도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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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환 헤지 / 출처 : 뉴스1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환 헤지 규모를 대폭 늘렸고, 이후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

환 헤지의 양면성… 수익성과 안정성의 딜레마

환 헤지는 외환 변동성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환율이 예측과 다르게 움직일 경우 반대로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올해 들어 국민연금은 환율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환 헤지 비율을 줄이는 등 조정에 나섰다.

국민연금
국민연금 환 헤지 / 출처 : 뉴스1

8월과 9월에는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가면서 환 헤지 유인이 감소했다.

국민연금은 “우리는 단기적인 손익보다 장기적인 환율 안정성을 중시하며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올해 1~9월 누적 운용수익률은 9.18%로, 97조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이는 미국 기술주 강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의 환 헤지 전략은 단순히 수익성만이 아니라, 공공성을 고려해야 하는 특수성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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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환 헤지 / 출처 : 연합뉴스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국민연금의 협조를 필요로 하지만, 지나치게 외부 요청에 의존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독립적으로 판단해 환율 방향을 잘못 읽을 수도 있지만, 이는 운영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리스크”라며, “정부 요청에 과도하게 휘둘리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앞으로도 환율 변동성과 금융 환경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하게 환 헤지 전략을 조정할 계획이다. 안정성과 수익성 사이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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