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안 팔려” 위기에 두고 볼 수 없는 테슬라, 마침내 변화 시도

테슬라, 모델S·X 업그레이드 예고…”다시 사랑을 줄 때”

테슬라가 자사의 플래그십 전기차 모델S와 모델X의 업그레이드를 단행할 계획을 밝혔다. 이는 두 모델의 판매 부진을 타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그레이드 수준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테슬라 모델 S·X, 올해 말 업그레이드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EV와 일렉트렉 등에 따르면, 라스 모라비 테슬라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최근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올해 말 모델S와 X를 새롭게 단장할 계획”이라며 “모델3와 Y에 적용한 일부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 모델S와 X에도 ‘약간의 애정’을 보여줄 시점이 됐다”고 강조하며 업그레이드가 단순한 외관 변경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구체적인 기능 추가나 디자인 변화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단순한 소폭 개선인지, 아니면 전면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앞서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에 무드등(앰비언트 라이팅), 전면 범퍼 카메라, 새로운 내부 소재 적용 등을 포함한 마이너 체인지 수준의 개선을 단행한 바 있다.

이번 업그레이드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테슬라의 선택은?

테슬라의 이번 결정은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내 경쟁 심화와도 맞물려 있다.

BMW, 아우디,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연이어 고급 전기차를 선보이며 시장을 잠식하는 가운데, 테슬라의 기존 플래그십 모델들은 상대적으로 노후화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모델S와 모델X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유럽 내 판매량은 각각 1000대 수준에 머물렀고, 올해는 두 모델을 합쳐도 100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인 모델3와 모델Y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며 자사 플래그십 모델의 판매를 잠식하는 ‘내부 카니발리제이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업그레이드가 모델S와 X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효율성 개선과 새로운 기능 추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근 테슬라가 모델Y에 다시 도입한 방향지시등 ‘스톡’이 모델S와 X에도 부활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새로운 라이트바 디자인 적용 등 일부 디자인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오스본 효과 우려에도 이례적 발표…테슬라의 속내는?

테슬라는 그동안 새로운 모델이나 업그레이드 정보의 조기 공개를 꺼려왔다. 이른바 ‘오스본 효과(Osborne Effect)’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는 기업이 신제품 출시 계획을 미리 발표할 경우, 소비자들이 현재 판매 중인 제품 구매를 미루면서 기존 제품의 판매가 급감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이번 발표를 단행한 것은 그만큼 모델S와 X의 판매 부진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어차피 판매량이 낮은 상황에서 오스본 효과를 걱정하기보다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이번 업그레이드가 과연 기존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경쟁이 치열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는 연말 발표될 구체적인 변화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