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인 줄 알고 밟았는데”… 3년 새 185% 폭증한 ‘이 사고’ 막을 방법 나왔다

댓글 0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보급
페달 오조작 사고(CG)/출처-연합뉴스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혼동해 발생하는 페달 오조작 사고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 페달 오조작 사고는 2021년 42건에서 2024년 120건으로 3년 새 185% 급증했다. 특히 전체 사고의 68.6%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게서 발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고령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보급 사업을 본격화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10일 만 65세 이상 택시·소형 화물차 운전자 3,260대에 안전장치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선제적 안전 대책으로, 고령화 시대 교통사고 예방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자 페달 오조작, 전체의 70% 육박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보급
한국교통안전공단 페달오조작 방지장치 평가 모습/출처-뉴스1

페달 오조작 사고의 심각성은 고령 운전자 집중도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2024년 기준 국과수가 분석한 120건의 사고 중 70건이 65세 이상 운전자에 의한 것으로, 비율로는 68.6%에 달한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연구에 따르면 70세를 기점으로 운전 인지능력이 뚜렷하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급박한 상황에서 페달 혼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고령 운전자의 면허 자진 반납률이 2%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OECD 국가 대비 고령자 취업비율이 3배 높은 한국 사회 구조상, 특히 택시·화물차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고령 운수종사자들에게 면허 반납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선택이다. 서울시가 교통카드 10만원 인센티브를 제공했지만 반응은 미미했다.

시속 15km 이하서 급가속 차단…RPM 4500 억제 기능도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보급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출처-국토교통부

정부가 보급하는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는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가 개발한 PMSA(Pedal Misoperation Safety Apparatus)로, 국내 최초 개발 기술이다. 핵심 기능은 두 가지 상황에서 작동한다. 첫째, 정차 또는 시속 15km 이하 저속 주행 중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80% 이상 밟으면 시스템이 이를 자동으로 무력화한다. 둘째, 정상 주행 중에도 RPM이 4,500에 도달하는 급가속 상황에서 가속을 억제한다.

보급 일정은 2월 24일 1차 공고로 시작된다. 법인택시 1,360대를 대상으로 3월 9일까지 접수를 받으며, 개인택시 1,300대와 화물차 600대를 대상으로 한 2차 공고는 3월 중 별도 진행된다. 보조금은 법인사업자 20만원(자부담 20만원), 개인사업자 32만원(자부담 8만원)으로 책정됐다. 총 지원 규모는 3,260대다.

일본 사례 40% 감소 효과…”기술로 충분히 예방 가능”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보급
페달오조작 방지 장치 설치 모습/출처-뉴스1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의 실효성은 이미 해외에서 입증됐다. 일본은 기존 운행 차량에 이 장치를 부착한 결과 사고 비율이 40%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페달 오조작 사고는 첨단 기술을 활용하면 충분히 줄일 수 있다”며 “일본 사례를 참고해 기존 차량 장착 방식을 확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술적 안전장치와 함께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경찰청은 2028년 시행을 목표로 고령 운전자에게 야간·고속도로 운전 금지,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장착 차량 한정 등을 담은 조건부 운전면허제를 입법 추진 중이다. 서울연구원 데이터에 따르면 면허 반납률이 1%포인트 증가할 때 고령자 사고율이 평균 0.02142%포인트 감소하며, 서울 기준 연간 약 203건의 사고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은 “고령 운수종사자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교통 환경 조성을 위해 첨단 안전장치 도입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헌법상 이동의 자유와 공공 안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지만, 기술 기반 안전 대책은 고령화 사회의 교통사고 예방에 실질적 해법이 될 전망이다.

0
공유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