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공세 뚫은 현대차·기아… ‘비밀 병기’ 알고 보니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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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상반기 유럽 판매량
EV3 / 기아

현대차·기아가 2026년 상반기 유럽에서 전기차 13만1천32대를 판매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직전 반기인 2025년 하반기(9만2천365대)와 비교하면 41.8% 급증한 수치로, 상반기 기준으로 처음 10만 대 벽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의 유럽 전체 판매(내연기관·하이브리드 포함)는 53만4천525대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그룹 전체 판매가 정체된 상황에서 전기차 부문만 고성장 국면에 진입한 셈이다.

소형 EV 4인방이 이끈 상반기 판매 고성장

차종별로 살펴보면 기아 EV3가 2만7천121대로 그룹 내 최다 판매 전기차 자리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차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 1만6천594대, 기아 EV4 1만4천502대, 기아 PV5 1만4천13대 순이었다.

판매 상위 4개 모델 모두 B·C세그먼트 기반의 소형 또는 실용형 전기차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소형차 수요가 두터운 시장으로, 현대차·기아가 보조금 축소 이후 중저가 라인업을 전면에 배치한 전략이 시장 수요와 정확히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현재 현대차·기아는 유럽에서 총 14종의 전기차를 판매 중이며, 이 중 11종이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 기반 모델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5N·6·9를, 기아는 EV2·EV3·EV4·EV5·EV6·EV9·PV5로 소형부터 대형 SUV와 상용 밴(MPV)까지 광범위한 세그먼트를 커버하고 있다.

2014년 쏘울 EV 한 대에서 누적 104만 대까지

쏘울 EV / 기아

현대차·기아의 유럽 전기차 여정은 2014년 기아 쏘울 EV 한 종으로 시작됐다. 2021년 E-GMP 플랫폼을 앞세운 아이오닉 5와 EV6의 등장으로 연간 판매가 13만5천408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10만 대 벽을 넘었다. 이후 2022년 14만3천460대, 2023년 14만7천457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4년에는 독일을 비롯한 주요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경기 둔화 여파로 판매가 12만1천705대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소형 EV 라인업 강화를 통해 2025년 18만3천912대로 전년 대비 50% 이상 반등에 성공했고, 2026년 상반기까지 유럽 누적 전기차 판매는 104만7천28대에 이른다. 2025년 5월 누적 100만 대를 돌파한 데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추가 4만 대를 더한 셈이다.

기아 약진·현대 부진…중국 저가 EV라는 공통 과제

그룹 내부에서도 명암이 엇갈린다. 기아는 상반기 유럽 전체 판매에서 29만69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9% 성장하며 유럽 시장 점유율 4.0%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는 24만3천828대로 8.7% 감소해 대조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더 큰 구조적 도전은 중국 저가 전기차의 공세다. EU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PHEV 점유율은 2024년 3%에서 2026년 1분기 13%로 급격히 확대됐다. 이에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정책적 대응에 나섰으나,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유럽 시장 전체에서 할인·프로모션 경쟁은 심화되는 추세다. “물량 성장은 성공했지만 수익성 방어가 과제”라는 이중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는 국면이다.

현대차·기아는 하반기 유럽 시장에 아이오닉 3를 추가 투입해 소형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상반기 13만 대를 이미 확보한 만큼 연간 20만 대 목표 달성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다만 가격 경쟁 심화 속에서 볼륨 성장을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것이 하반기 유럽 전략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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