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강세 속 자동차 시장 판도 변화
2024년 하이브리드 점유율 35.3% 달성

전통의 강자였던 가솔린차가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의 약진이 눈에 띄는 가운데,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가성비의 대명사였던 LPG차는 경쟁 구도에서 사실상 퇴장 수순을 밟고 있고, 디젤은 이미 자취를 감췄다.
하이브리드는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 ‘가교’ 역할을 하며 소비자 선택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으며,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들은 이에 맞춰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전기차 보급의 속도 둔화와, 여전히 높은 하이브리드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35% 돌파… 흔들리는 가솔린의 지위
자동차 소비자들의 연료 선택에서 ‘가솔린 우위’의 공식이 더는 통하지 않게 됐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024 자동차 기획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들의 최종 선택 기준 하이브리드 차량 점유율은 35.3%로, 처음으로 30%대를 돌파했다.
가솔린은 여전히 47.3%로 가장 높지만, 점유율 하락세가 뚜렷하다. 2020년 57%였으나 불과 4년 만에 약 10%포인트나 줄었다.
특히 디젤(23.8%→4.4%)과 LPG(6.2%→4.3%)는 사실상 소비자 선택지에서 밀려난 모양새다. 디젤은 환경 규제로, LPG는 제한적인 차량 라인업 탓에 경쟁력을 잃었다.
현재 국내에서 LPG로 출시되는 모델은 10종도 채 되지 않으며, 수입차 브랜드 중에는 LPG 차량이 아예 없다.

반면 전기차는 2020년 2.1%에서 지난해 8.6%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보다 더 빠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하이브리드 전쟁 돌입… 완성차 업계 ‘올인’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더딘 상황에서, 하이브리드는 소비자 신뢰와 시장성 면에서 확실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38만 6천여 대로, 전기차(12만 2천여 대)보다 약 세 배나 많았다. 올해 1분기에도 하이브리드는 전기차보다 3.6배나 많이 팔렸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자동차 업체들은 줄줄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고 있다. 국산차 브랜드 중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가장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4월 중 고객에게 인도할 예정이며, 기아는 쏘렌토와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로 국내 판매 1~2위를 휩쓸었다. 내년에는 셀토스 하이브리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KG모빌리티도 중국 전기차 업체 BYD의 기술을 적용한 첫 하이브리드 모델인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블랙 에디션 출시와 플래그십 스토어 이벤트 등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없는 완성차 업체는 한국GM이 유일하다.

수입차 업계도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차량은 일반적인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와 달리, 전기모터만으로도 일정 거리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스마트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향후 푸조 408, 뉴 푸조 3008 등도 하이브리드 모델로 추가 출시될 예정이다.
가솔린의 후퇴, 하이브리드의 부상… 친환경차 전환의 과도기
가솔린 차량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로의 완전 전환 전 마지막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의 흐름은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로 전환되는 중간 지점에 있음을 보여준다. 단번에 전기차로 넘어가기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소비자들은 그 사이 하이브리드라는 현실적인 선택지를 택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도 이 흐름을 읽고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친환경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그 끝이 전기차가 될지 수소차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더 이상 ‘가솔린이 대세’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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