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공식 통계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7월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하이브리드·전기·수소차를 합산한 친환경차 누적 등록 대수가 395만3천대에 달했다. 전체 등록 차량(2,667만6천대)의 14.8%를 차지하며, 작년 말 대비 13.1%(45만9천대)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등록 증가율이 0.6%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친환경차의 성장 속도는 시장 평균의 20배를 웃돈다.
신차 시장, 처음으로 친환경차가 절반 넘었다
더욱 주목할 지점은 신규 등록 구조다.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 85만7천건 중 친환경차는 49만4천건으로, 전체의 약 57%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별도 분석에서도 신차 등록 비중 50.4%로, ‘신차 2대 중 1대가 친환경차’라는 상징적 분기점이 확인됐다.
연료별로 살펴보면 하이브리드가 29만2천건으로 신규 등록 1위를 기록했고, 전기차(BEV)가 19만9천건으로 2위에 올랐다. 반면 경유는 단 2만1천건에 그쳐, 불과 수년 전 ‘국민 연료’로 불리던 위상이 완전히 무너졌다.
하이브리드·전기차 ‘투 트랙’ 성장, 수소차는 여전히 제자리
친환경차 성장을 이끄는 두 축은 명확하다. 하이브리드차는 누적 281만대로 상반기에만 26만대 증가했다. 연비와 가격 측면에서 현실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으며 친환경차 전환의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다.
전기차는 누적 109만5천대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만 대 벽을 돌파했다. 전체 등록 차량의 약 4.1%에 해당하는 수치로, 상반기에만 19만6천대가 증가했다.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이제 휘발유·하이브리드와 함께 ‘3대 판매 축’으로 자리를 굳혔다. 반면 수소차(FCEV)는 누적 4만7천대, 상반기 신규 3천대에 머물러 여전히 소규모 니치 시장에 국한돼 있다.
내연기관차 29만7천대 순감…생태계 재편 본격화
내연기관차 등록 대수는 작년 말 대비 29만7천대(1.3%) 줄어든 2,254만4천대를 기록했다. 경유(-24만6천대), 휘발유(-4만2천대), LPG(-9천대)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이 변화는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반에 연쇄 파급을 예고한다. 배터리·모터·전력전자 부품사는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강화되는 반면, 내연기관 엔진·변속기·배기 부품 업체와 주유소·LPG충전소 인프라 업계는 사업 모델 재편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충전 인프라 확충, 배터리 안전 관리, 폐배터리 재활용 체계 구축 등 후방 인프라가 전환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국토부 배소명 자동차운영보험과장은 “친환경차가 13.1% 급증하며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공식 평가했다. 전체 누적 차량 기준 친환경차 비중은 아직 14.8%로, 여전히 내연기관차(2,254만4천대)가 시장의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신차 시장에서 친환경차가 과반을 넘어선 지금, 그 간극은 매년 빠르게 좁혀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