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품사가 신기술을 개발하고도 완성차 적용 문턱을 넘지 못해 기술이 사장되던 고질적 문제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 7월 27일 충남 천안 한국자동차연구원에서 현대자동차·KG모빌리티·르노코리아 등 완성차 3사와 연구수행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생태계 협력 R&D 사업’ 협약식(MOU)을 개최했다.
3개 과제·240억원…국산화 시급 분야만 선별
산업부는 해외 독과점으로 국산화가 시급한 3개 과제를 선정하고, 과제당 3년간 80억원씩 총 240억원을 지원한다. 양산 적용 목표 시점은 2029~2030년으로 못 박았다.
KG모빌리티는 ‘차종 확장형 원통형 셀 배터리 시스템 개발’을 맡는다. 서로 다른 차종에 유연하게 적용 가능한 모듈형 배터리 시스템을 구축해 차량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2030년 양산차 적용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BMW·테슬라 등이 지름 46mm 이상의 대형 원통형 셀(46xx 계열) 기반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AESC가 BMW 노이에 클라세용으로 개발 중인 46120 셀은 에너지 밀도 최대 310Wh/kg, 15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한 고성능 규격이다.
LPG 직분사 하이브리드·상용차 액추에이터…틈새 공략
르노코리아는 LPG 직분사(LPDi) 방식의 하이브리드 SUV 개발에 나선다. LPDi는 LPG를 액체 상태로 실린더에 직접 분사해 연소 효율·출력·배출가스 성능을 동시에 개선하는 기술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하면 연료비와 환경성 양면에서 독특한 경쟁력을 갖는다. 2029년 양산 적용이 목표다.
현재 르노코리아의 국내 하이브리드 SUV 라인업은 가솔린 기반 E-Tech 하이브리드가 중심이다. LPG 하이브리드 SUV가 양산화에 성공할 경우, 택시·렌터카 연료로 굳어진 LPG의 이미지를 친환경 고효율 SUV 연료로 재정립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현대차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대형 상용차용 액추에이터 국산화를 추진한다. 액추에이터는 전기·유압·공압 신호를 기계적 운동으로 변환하는 구동장치로, 브레이크·변속·조향 등 대형 트럭과 버스의 안전·주행 성능에 직결되는 핵심 부품이다. 소수 글로벌 업체가 장기 독점해온 품목인 만큼, 국산화 성공 시 공급망 리스크 해소와 원가 경쟁력 개선이 동시에 기대된다. 2029년 트럭·버스 적용을 목표로 한다.
박동일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미래차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와 완성차, 부품사가 원팀이 돼 생태계 차원의 선제적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