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고향서 “전기차가 왕 됐다”…독일 도로에서 디젤·가솔린 싹 밀려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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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시장 전기차 판매량
벤츠코리아

자동차 산업의 발상지 독일에서 순수 전기차(BEV)가 사상 처음으로 월간 판매 1위 동력원에 올랐다. 내연기관의 상징이었던 나라에서 전기차가 주류 시장을 장악했다.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 통계에 따르면 2026년 6월 독일 신차 시장에서 BEV 점유율은 28.4%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28.1%), 가솔린(20.5%), 디젤(11.4%)을 모두 제친 수치다.

742대 차이의 역사…BEV, 독일 월간 판매 왕좌 차지

6월 한 달간 독일에서 팔린 BEV는 8만4,057대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78.2% 급증했다. 2위를 기록한 일반 하이브리드(8만3,315대)와의 격차는 단 742대에 불과했지만, 이 숫자가 갖는 상징성은 압도적이다.

가솔린은 6만796대, 디젤은 3만3,862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3만2,212대로 뒤를 이었다. BEV 점유율 28.4%는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한 해 사이 시장 구조가 얼마나 빠르게 변했는지를 보여준다.

상반기 누적으로 봐도 흐름은 뚜렷하다. 2026년 1~6월 독일 BEV 신규 등록은 36만8,0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고,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24.8%에 달했다. 신차 4대 중 1대가 순수 전기차인 시대가 독일에서 현실이 됐다.

다만 전체 등록 차량 기준으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현재 독일 전체 승용차 중 BEV 비중은 약 4.1%에 불과하고, 가솔린 차량은 59.3%를 차지한다.

독일 시장 전기차 판매량
아우디코리아

유럽 전체가 달아오른다…북유럽은 이미 ‘내연기관 소수파’ 시대

독일의 변화는 유럽 전체 흐름의 일부다. 2026년 상반기 유럽 31개국 기준 BEV 시장 점유율은 22.2%로, 가솔린(22.2%)과 사실상 동률을 이뤘다. EU 회원국 내 BEV 점유율은 20.7%이며, 디젤은 7.5%까지 추락했다.

북유럽은 이미 앞선 시장이다. 2024년 신규 등록 기준 BEV+PHEV 비중은 노르웨이 78.6%, 스웨덴 52.8%, 덴마크 47.4%에 달한다. 네덜란드와 벨기에도 각각 38.7%로, 이들 국가에서는 내연기관차가 이미 소수파로 밀려난 상태다.

EU 규제도 전동화를 뒷받침한다. 2023년 채택된 EU 규정은 2035년부터 신차 CO₂ 배출 100% 감축을 목표로 했다. 다만 2025년 말 EU 집행위가 ‘Automotive Package’를 제안하며 목표를 90% 감축으로 완화하고, 나머지 10%는 e-연료·바이오연료로 보완 가능하도록 조정했다. 이 완화안은 현재 유럽의회와 EU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규제가 후퇴하는 상황에서도 시장은 오히려 더 빠르게 전동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책의 속도보다 소비자와 제조사의 선택이 앞서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기아, EV3와 아이오닉으로 유럽 공략 가속

독일발 전동화 가속은 한국 완성차에도 직접적인 기회다. 현대차는 2025년 유럽에서 전기차 11만2,266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49% 성장을 기록했다. 2026년 유럽 전기차 판매 목표는 14만3,130대로, 전년 대비 27.5% 상향 설정됐다.

전기차 설문 조사
EV3 / 기아

기아는 EV3를 보급형 전기차의 핵심 카드로 내세웠다. EV3는 WLTP 기준 최대 605km의 주행거리와 독일 기준 3만5,990유로(약 5,400만 원)의 가격으로, 폭스바겐 ID. 시리즈와 르노 등 유럽 경쟁 모델과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유럽 출시 직후 첫 주에만 6,000대의 사전 계약을 확보한 것은 시장 반응이 긍정적임을 보여준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 인스터 등으로 중형·대형·소형 세그먼트를 아우르는 전방위 EV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체코·슬로바키아 현지 생산기지를 활용한 공급망 경쟁력 강화도 병행 중이다. 현대차·기아의 2026년 1~5월 글로벌 전기차(플러그인 포함) 인도량은 30만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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