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 분기 전, LG전자는 9년 만의 분기 적자라는 충격을 시장에 안겼다. 그러나 단 석 달 만에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LG전자가 2026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빠른 회복력을 증명했다.
LG전자는 7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23조7천330억원, 영업이익 1조6천736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고, 분기 매출이 23조 원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9% 급증해 F&Guide 기준 시장 예상치(1조3천819억원)를 약 2천917억원이나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영업이익 증가율(32.9%)이 매출 증가율(4.4%)을 크게 상회한 점에 주목한다. 이는 외형 성장보다 내실 개선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원가 구조 혁신 효과가 시장의 기대보다 우수하게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적자 탈출의 열쇠, 관세 대응과 원가 혁신
지난해 4분기 LG전자는 희망퇴직 등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을 반영하며 1천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 4분기 이후 9년 만의 적자였다. 이번 1분기 흑자 전환은 해당 일회성 비용이 소멸된 데 더해, 경영 효율화 가속화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수익성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LG전자는 관세 본격화 이전부터 생산지 최적화와 원가 구조 개선을 추진했고, 이것이 이번 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플랫폼, 구독, 온라인 판매 등 고수익 사업 비중 확대도 수익성 포트폴리오 개선에 기여했다.
사업부별 희비…전장은 ‘맑음’, 냉난방은 ‘흐림’
사업부별로는 명암이 엇갈렸다. 생활가전(HS)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고,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사업은 운영 효율화를 통해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장(VS) 사업은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갔으며, 고환율 기조도 수익성에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냉난방공조(ES) 사업은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LG전자는 ES 사업의 약세를 보완하기 위해 액체냉각 기술 기반의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등 외부 원가 부담은 여전히 지속되는 리스크 요인이다. LG전자는 원가 구조 혁신을 통한 개선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