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불똥이 한국 밥상까지?”… 배달 포장재 값 역대급 인상 예고에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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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 급등, 포장재 대란
서울의 한 시장 / 연합뉴스

배달 음식점 사장 A씨는 지난주 포장재 거래처에서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 일회용기 한 박스 가격이 단 일주일 새 3만6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33% 올랐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플라스틱·비닐 포장재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두 배 가까이 급등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포장재 대란’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포장재 공급망 전반으로 전이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33%·40%·품절…포장재 시장 ‘연쇄 충격’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 수산물 도매업체는 포장재 거래처로부터 다음 달부터 포장 용기 가격이 약 40% 인상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가격 인상 전에 물량을 확보하려 해도, 아이스박스 등 주요 자재는 부피가 커 보관 공간조차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뚜껑·배달 봉투 등 일부 품목은 이미 ‘품절’ 상태에 접어들었다.

포장재 대란에 소상공인 '시름'…"4월이 더 문제" | 연합뉴스
포장재 대란에 소상공인 ‘시름’…”4월이 더 문제” / 연합뉴스

플라스틱 용기·비닐 포장재 업체 홈페이지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제품 단가를 인상한다’는 공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업체는 독점 구매를 막기 위해 고객당 주문 수량 제한까지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음식점 업주는 포장비 500원을 별도로 부과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 수입액 27.8% 급증…가격 압박 ‘이제 시작’

나프타는 원유에서 정제되는 석유화학 기초 원료로, 원유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올해 1~2월 국내 원유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8% 급증했으며, 전체 수입액 증가율(19.7%)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에너지·화학 원료 전반의 수급 압박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한 플라스틱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일단 버티고 있지만, 다음 달이 되면 진짜 문제가 시작되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중동 정세가 단기간 내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만큼, 포장재 가격 상승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비닐 대량 주문 안 받아…플라스틱병도 위태" 나프타 대란 전방위로
비닐 대량 주문 안 받아…플라스틱병도 위태” 나프타 대란 전방위로 / 뉴스1

종이 포장재로 눈 돌리는 시장…제지업계도 ‘긴장’

플라스틱 대란의 대안으로 종이 포장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제지업계에 따르면 종이 포장재 관련 상담 문의는 30~40% 증가했으며, 태림페이퍼의 경우 크라프트지 구매 문의가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태림페이퍼 관계자는 “계열사인 전주페이퍼를 통해 크라프트지 생산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한편, 태림포장·협력업체들과 협업해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깨끗한나라 역시 “종이 기반 포장재 생산과 공급 역량을 고도화해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에 포장재를 생활필수품으로 지정해 사재기·매점매석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단속하고, 포장재 비용 상승분에 대한 실질적 지원 체계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소상공인들에게 포장재 가격 폭등은 또 다른 근심”이라며 배달앱 업계에도 일시적 요금 감면 등 부담 완화 조치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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