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여파로 건설 원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3기 신도시 공사비와 분양가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국토교통부가 기본형 건축비 추가 조정, 즉 ‘비정기 고시’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11일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 일정 수준 이상 누적되면 기본형 건축비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국제유가와 자재 가격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다.
2년 만에 30% 뛴 공사비…계양지구 직격탄
3기 신도시 가운데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인천계양지구에서 원가 급등이 두드러진다. 사업계획 승인 이후 약 2년 만에 총사업비가 최대 30% 이상 불어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A2블록은 총사업비가 3364억 원으로 25.7% 늘었고, A3블록은 1754억 원에서 2300억 원대 중반으로 30%를 훌쩍 넘었다. 대규모 토지 보상과 기반시설 조성이 동시에 진행되는 사업 구조상 인건비·자재비 상승이 다른 현장보다 민감하게 반영된다는 분석이다.
비정기 고시 문턱은 ‘15% 룰’…과거 3차례 전례
기본형 건축비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의 분양가를 구성하는 핵심 항목이다. 국토부는 매년 3월 1일과 9월 15일 정기 고시로 이를 조정하며, 올해 3월 고시에서는 16~25층·전용 60~85㎡ 기준 상한액을 ㎡당 217만 4000원에서 222만 원으로 2.12% 인상했다.
비정기 고시는 정기 고시 이후 3개월 안에 철근·레미콘·창호유리 등 주요 자재 가격이 15% 이상 변동할 경우 발동할 수 있다. 정부는 2021년 7월, 2022년 7월, 2023년 2월 등 세 차례 비정기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가 자체보다 해운 운임 상승과 물류 차질이 자재비로 얼마나 전이돼 데이터로 확인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유가 80달러대 ‘일시 안정’…중동 리스크는 여전
국제유가(브렌트유)는 중동 긴장 고조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가 전략 비축유 방출 검토와 전쟁 종식 기대가 맞물리며 현재 80달러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단기적으로 숨을 고르는 모양새지만, 업계의 긴장은 풀리지 않고 있다.
건설업계는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공사비·분양가는 물론 PF(프로젝트파이낸싱) 조달 여건까지 연쇄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와 해상 물류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원가 관리가 3기 신도시 공급 정책 전반의 핵심 변수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3기 신도시 5개 핵심 지구(남양주 왕숙·하남교산·인천계양·고양 창릉·부천대장)는 총 약 17만 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천계양 A2·A3 단지는 올해 12월 첫 입주(1285세대)를 앞두고 있다. 원가 변수가 공급 일정 전반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