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증후군의 주범인 휘발성유기화합물을 90% 이상 줄일 수 있는 과학적 방법이 확인됐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신축 공동주택에 실내 온도를 높여 환기하는 ‘베이크아웃(bake-out)’을 실시한 결과, 실내 공기질이 크게 개선됐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원은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 50개 단지 345세대를 대상으로 실내 공기질 오염도 검사를 실시했다. 권고 기준을 초과한 세대에 시공사가 베이크아웃을 시행하도록 한 뒤 재검사를 통해 효과를 분석한 결과, 유해물질 농도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물질 최대 91.6% 감소… 톨루엔·스티렌 큰 폭 저감
베이크아웃 실시 후 휘발성유기화합물질 농도는 물질별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평균 저감률은 스티렌 91.6%, 자일렌 84.9%, 에틸벤젠 67.7%, 톨루엔 55.4%, 폼알데하이드 34.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접착제나 페인트에서 주로 발생하는 스티렌의 경우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
다만 실내 라돈은 휘발성유기화합물질과 달리 베이크아웃보다 환기설비 가동을 통한 관리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기장치를 가동한 경우 가동하지 않았을 때보다 실내 라돈 농도가 약 55% 수준으로 낮아졌다.
“33도 이상 8시간”… 온도·환기량·유지시간이 핵심
베이크아웃 효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은 온도, 환기량, 유지시간으로 분석됐다. 실내 온도 33도 이상에서 베이크아웃을 실시한 경우 톨루엔 농도가 평균 47.4% 감소했으나, 25도 조건에서는 오히려 평균 6.5% 증가했다. 실내 온도가 충분히 오르지 않으면 오염물질이 건축자재로부터 충분히 방출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환기량에 따라서도 저감 효과에 큰 차이를 보였다. 기계환기와 맞통풍 유도 등으로 환기량을 충분히 확보할 경우 톨루엔 저감률이 최대 78% 높아졌다. 반면 창문만 열어 환기했을 때는 46.4%에 그쳤다. 난방과 환기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세대는 충분한 시간 실시한 세대보다 톨루엔 농도가 약 1.7배 높았다.
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효과적인 베이크아웃 방법을 제시했다. 실내 온도 33도 이상을 8시간 이상 유지한 뒤 충분히 환기(2시간 이상)하는 과정을 3회 이상 반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박주성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입주 초기 ‘새집 냄새’로 불리는 실내 공기오염이 적절한 베이크아웃과 충분한 환기만으로도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시민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 정보를 지속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 입주 전 시공사에 베이크아웃 실시 여부를 확인하고, 입주 후에도 주기적으로 실내 온도를 높여 환기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