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소득은 역대 최고로 올랐지만
복지 대상 늘어도 체감은 여전히 미지근

중위소득이 내년에 또 최고치를 찍는다. 정부가 정한 기준선은 오르지만, 이 수치를 체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복지 대상은 분명히 늘어났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여전히 “그 기준이 우리 삶과 무슨 상관이냐”고 되묻고 있다.
기준선은 계속 오른다…복지 문턱은 낮아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31일,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4인 가구 기준 649만 4738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보다 6.51% 오른 수치이며, 5년 연속 최고 상승률을 경신한 결과이기도 하다. 1인 가구는 7.2% 올라 256만 4238원이 됐다.
중위소득은 전체 가구를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가운데 있는 가구의 소득을 말하며, 다양한 복지사업의 문턱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이 수치가 오르면, 그만큼 더 많은 가구가 복지의 대상이 된다.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 등 총 80개 복지사업이 중위소득에 따라 대상자를 정하기 때문에, 기준이 올라가면 같은 소득을 가진 가구도 새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인상으로 약 4만 명이 새롭게 생계급여 대상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기준선만 올린 게 아니라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했다. 대표적인 예가 청년층 소득공제 범위 확대다.
기존에는 29세 이하 청년에 한해 월 40만 원을 추가 공제해줬지만, 내년부터는 대상 연령을 34세 이하로 넓히고 공제금도 60만 원으로 늘렸다. 자립을 시도하는 청년에게는 분명 반가운 변화다.
의료급여는 정률제로 바꾸려던 계획이 보류돼, 외래진료 시 의원 1000원, 병원 1500원, 약국 500원 등 현행 정액제가 유지된다. 특히 항정신병 장기 주사제의 본인 부담금도 기존 5%에서 2%로 낮춰, 의료비 부담을 덜도록 했다.
올라간 숫자만큼 기대감도 오를까
이처럼 기준선이 오르고 제도도 손봤지만, 시민사회는 여전히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빈곤사회연대는 “통계청의 공식 소득지표를 기준으로 보면, 1인 가구 중위소득은 이미 321만 원 수준인데 정부가 제시한 수치는 256만 원에 불과하다”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숫자 놀음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기준 중위소득은 사회 전체가 최소한의 삶을 보장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숫자가 오르는 것에 만족할 게 아니라, 그 기준이 진짜 사람들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수준인지 냉정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두텁게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지만, 그 기준은 결국 또 하나의 ‘선 긋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