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캐시카우’ 시대 끝?… 폭스바겐그룹 긴급 비상, ‘이것’에 마진 뺏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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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마칸 삼성 SDI
마칸 일렉트릭 / 포르쉐

중국 럭셔리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침체가 2026년 상반기 유럽 주요 고급차 브랜드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포르쉐는 중국 판매가 4년 연속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하며 폭스바겐그룹의 ‘캐시 카우’에서 ‘문제 자산’으로 전락했고, 마세라티는 글로벌 판매가 8년 만에 85% 가까이 쪼그라들며 사실상 시장 퇴장 수순을 밟고 있다.

람보르기니 역시 인도량 감소와 마진 하락을 동시에 맞았다. 반면 페라리는 출하량을 오히려 줄이면서도 이익과 마진을 끌어올리는 ‘초고가·희소성 전략’의 방어력을 입증했다.

포르쉐, 2021년 정점 이후 4년 만에 中 판매 절반 이하로

포르쉐의 중국 시장 추락은 숫자만으로도 극명하다. 중국 연간 인도량은 2021년 9만5671대로 역대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9만3300대(-2.5%), 2023년 7만9300대(-15%), 2024년 5만6900대(-28%), 2025년 4만1938대(-26%)로 매년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2026년 상반기에도 1만45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 급감하며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실적도 타격을 받았다. 2026년 상반기 포르쉐의 글로벌 인도량은 12만23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2억3000만 유로, 영업이익은 13억5000만 유로로 영업이익률은 7.8%에 그쳤다.

전기차 전략의 실패도 뼈아프다. 포르쉐의 순수전기차 타이칸(Taycan) 인도량은 2023년 4만629대에서 2024년 2만836대로 반 토막 났고, 2026년 상반기에도 약 6000대 수준으로 추가 급감했다. 이에 포르쉐는 일부 순수전기차 출시를 늦추고 내연기관·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판매 기간을 연장했으며, 2030년대 적용을 목표로 했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 일정도 뒤로 미뤘다.

충격은 그룹 전체로 번졌다. 폭스바겐그룹은 2026년 8월 포르쉐 실적 악화에 따른 약 60억 유로 규모의 영업권 손상을 반영하고, 그룹 연간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기존 4.0~5.5%에서 최대 1%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독일 자동차산업 전문가 페르디난트 두덴회퍼는 로이터에 “포르쉐가 이익을 견인하던 시대는 끝났다. 판매량보다 가치를 중시하는 전략에 따라 포르쉐의 규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마세라티, 글로벌 판매 8년 만에 85% 붕괴…중국선 일 3.7대꼴

마세라티코리아 MC푸라 출시
MC푸라 / 마세라티

마세라티의 상황은 포르쉐보다 더 심각하다. 글로벌 인도량은 2017년 약 5만1500대에서 2023년 2만6600대, 2024년 1만1300대, 2025년 7900대로 8년 만에 약 85% 축소됐다. 중국 판매는 2023년 4367대에서 2024년 1209대로 70% 넘게 감소했고, 2025년 9개월 누계로는 약 1000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중국 전역 하루 평균 판매량이 3.7대에 불과한 셈이다.

매출도 직격탄을 맞았다. 2024년 마세라티 매출은 7억26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30.2% 감소했으며, 2025년에도 추가 감소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람보르기니는 같은 시기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압박을 피하지는 못했다. 2026년 상반기 차량 인도량은 5422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매출은 17억4000만 유로로 7.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억9500만 유로, 영업이익률은 22.7%로 전년 동기 26.5%에서 3.8%포인트 하락했다.

페라리, ‘적게 팔아 더 버는’ 교과서적 희소성 전략으로 이익 방어

유럽 고급차 브랜드 가운데 중국발 역풍을 가장 잘 막아낸 곳은 페라리다. 2026년 상반기 페라리의 차량 출하량은 6802대로 전년 동기 7087대보다 약 4% 감소했지만, 조정 EBITDA는 14억7700만 유로로 전년 동기 14억200만 유로보다 약 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7억8600만 유로로 약 6% 늘었고, 영업이익(EBIT)은 11억5300만 유로로 영업이익률 약 30.5%를 유지했다.

중국 본토·홍콩·대만을 포함한 그레이터 차이나 출하량은 2023년 1490대, 2024년 1162대, 2025년 941대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360만 유로에 달하는 한정판 F80 등 초고수익 모델 판매 확대다. 소수 생산으로도 전체 수익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구조다. 둘째, 색상·소재·인테리어 등 고객 개인화 옵션(Personalisation Programme)을 통한 매출 기여도 확대다. 이를 통해 대당 평균 판매가격(ASP)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셋째, 연간 약 1만4000대 수준으로 생산량을 제한해 희소성을 인위적으로 유지하는 저물량 전략이다.

전동화에서도 같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공개한 첫 순수전기차 ‘루체(Luce)’의 가격은 약 55만 유로이며, 연간 판매 목표는 약 500대로 제한해 희소성을 지켰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유럽 럭셔리 카 업계의 지형이 ‘중국 의존형 볼륨 럭셔리의 한계’와 ‘초고가·희소성 모델의 생존력’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세라티의 구조조정 행방, 포르쉐의 전동화 전략 재수립, 페라리의 초고가 EV 시장 개척 여부가 향후 유럽 럭셔리 카 업계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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