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전기차 주행거리 짧아졌다 했더니 “소문이 사실이었다”

전기차, 계기판 신뢰도 논란
테슬라 주행거리 오차 가장 커

전기차 테슬라의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가 실제보다 훨씬 짧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겨울철 실험 결과에서 테슬라의 오차 폭은 다른 브랜드보다 훨씬 컸다.

테슬라, 상온보다 저온에서 격차 더 커

한국소비자원이 현대차, 기아, 테슬라의 대표 전기차 모델 3종을 대상으로 한 실주행 가능 거리 평가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실험은 상온(18℃)과 저온(-1℃) 환경에서 이뤄졌으며, 완충된 차량 배터리로 실제 주행 가능한 거리는 얼마인지 확인했다.

상온 조건에서 기아 EV6와 현대 아이오닉 5는 계기판 표시 거리와 실제 주행 거리 간 오차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테슬라 모델 3는 계기판에 표시된 거리보다 실제 주행 거리가 6%(34㎞) 짧았다.

저온 환경에서는 모든 차량의 주행 가능 거리가 감소했으며, 감소 폭은 테슬라 모델3가 가장 컸다.

기아 EV6는 6%(22㎞), 현대 아이오닉 5는 10%(35㎞) 줄어든 반면, 테슬라 모델 3는 무려 21%(120㎞) 줄어들어 계기판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겨울철 배터리 성능 저하…테슬라에 더 큰 영향

전기차의 배터리는 겨울철 온도 저하로 인해 기본 성능이 약화되고 히터 등 부수적 전력 소모가 증가해 실주행 가능 거리가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저온 조건에서의 오차 폭이 훨씬 커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됐다.

소비자원은 “운전자들에게 충전소 위치를 사전에 확인하고 충분히 충전할 것을 권고한다”며 “계기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제조사들이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 반응…기아·현대차 답변, 테슬라 침묵

기아와 현대차는 이번 결과에 대해 겨울철 배터리 성능 저하와 기술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테슬라는 한국소비자원의 권고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시험 결과는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계기판 신뢰도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장거리 주행이 잦은 겨울철에는 제조사의 기술적 개선뿐 아니라 운전자의 사전 준비가 더욱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