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무서운 반전… 현대차가 독주하던 수소트럭 시장에 세운 ‘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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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소차 경쟁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 현대차그룹

도요타가 다임러트럭·볼보그룹의 수소연료전지 합작법인 셀센트릭(Cellcentric)에 동등한 파트너로 합류하는 구속력 있는 계약을 지난 7월 27일 체결했다. 규제 당국 승인이 완료되면 3사는 각각 33.33%의 지분을 나눠 갖게 된다.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전기트럭 양산에 성공한 현대차는 기술 선도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이 ‘차량 개발’에서 ‘생태계 구축’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면서, 인프라와 정책 지원 면에서 중국·일본·EU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형 상용차 수소연료전지의 ‘표준 후보’ 탄생

셀센트릭은 2021년 다임러트럭과 볼보그룹이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대형 상용차용 연료전지 전문 기업이다. 이번 도요타의 합류로 승용·상용 양쪽의 글로벌 완성차 그룹이 단일 합작사 아래 집결하게 됐다.

도요타는 셀·소재·스택 등 핵심 연료전지 기술을 셀센트릭에 제공하며, 도요타의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은 올해 이후 상용화가 시작될 예정이다. 3사는 각자의 트럭·버스 완성차 사업에서는 경쟁을 유지하되, 연료전지 시스템이라는 공통 인프라는 공동 개발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구조를 택했다.

셀센트릭은 3사 외에 독립적인 1차 공급사(Tier 1)로서 외부 고객에게도 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급한다.

글로벌 수소차 경쟁
(왼쪽부터) 카린 라드스트룀 다임러 트럭 사장 겸 CEO, 고지 사토 토요타 자동차 사장, 마틴 룬드스테트 볼보그룹 사장 겸 CEO / 셀센트릭

중국 574개 충전소·EU 법제화…숫자로 보는 격차

주요국의 수소 상용차 인프라 경쟁은 이미 수치로 격차가 드러나고 있다. 중국은 2021~2025년 5개 지역에 약 85억 위안(약 1조 5,000억 원)의 성과 연계형 지원을 투입해, 수소전기차 4만 대와 수소충전소 574개소를 보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은 지난 3월 발표된 수소 종합 응용 시범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만 대 보급과 수소 판매가격 kg당 25위안(약 3.62달러) 이하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일본도 향후 10년간 동서 주요 간선 노선에 대형 수소트럭 1,500대를 집중 투입하고 연간 7,500톤 규모의 수소 수요를 창출하는 ‘수소 대동맥’ 구상을 추진 중이다.

EU는 더욱 강력하다. 트럭·버스 등 대형 차량의 CO₂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45%, 2040년까지 90% 감축하는 규제를 추진하면서, 대체연료 인프라 규정(AFIR)을 통해 2030년까지 범유럽교통망(TEN-T) 핵심 노선을 따라 200km마다 수소충전소 설치를 법제화했다. 각 충전소는 일일 최소 1톤 공급능력과 700bar 디스펜서를 갖춰야 한다.

현대차 ‘퍼스트 무버’ 위상, 생태계 경쟁에서 흔들리나

글로벌 수소차 경쟁
HTWO 에너지 청주 / 현대차그룹

현대차는 2020년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2026년 7월 기준 글로벌 누적 주행거리는 2,700만km를 넘어섰으며, 스위스·독일·프랑스·미국·캐나다·우루과이 등 실제 물류 현장에서 검증된 운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7월 충북 청주시에 자원순환형 청정 수소 생산 시설 ‘HTWO ENERGY 청주’를 공식 준공했다. 7,500㎡ 규모의 이 시설은 하수 슬러지와 음식물 쓰레기 등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하루 약 500kg의 수소를 생산하며, 2029년까지 하루 2,000kg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차량 기술과 실증에서의 우위가 시장 선점으로 이어지려면 인프라와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국내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2.7%가 버스·화물차·특수차 등 상용차에서 발생하고 있어, 수소 상용차 보급 확대는 탄소중립의 핵심 수단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핵심 간선도로와 고속도로망을 따라 수소 충전 인프라와 공급망을 집중 구축한 ‘수소 물류회랑(Hydrogen Corridor)’ 조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의 수소차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율은 2026년 현재 30%이며 2027년에는 20%로 단계적으로 축소될 예정이어서, 오히려 친환경 상용차 전환의 경제적 유인이 줄어들고 있다는 역설적인 상황이 지적된다.

도요타·다임러·볼보의 수소 동맹으로 대형 상용차 연료전지의 기술 블록이 형성되는 지금, 현대차가 쌓아온 ‘퍼스트 무버’의 위상을 상업 시장 지배력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정부 주도의 과감한 인프라 투자와 정책 지원”이 없다면, 기술 선도 기업이 생태계 경쟁에서 밀리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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