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안 된다”… 美 정부, 테슬라 자율주행에 제동 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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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사이버캡 공개
사이버캡 / 테슬라

운전대도, 브레이크 페달도 없다. 카메라와 AI가 전부다. 테슬라가 9월 3일 텍사스 오스틴에서 완전자율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의 유상 운행을 시작하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조사에 착수했다.

운전석 없는 2인승…사이버캡의 파격 설계

사이버캡은 처음부터 ‘인간 운전자’를 전제하지 않고 설계된 목적 기반(purpose-built) 전기 로보택시다. 전륜구동 단일 모터 219마력, 배터리 용량 약 48kWh, 1회 충전 주행거리 약 470km(293마일)의 제원을 갖췄다.

차량 폭 1,754mm, 높이 1,408mm의 날렵한 차체 안에는 승객 2명이 동일한 레이아웃으로 탑승한다. 레그룸 43.4인치(약 1,102mm), 헤드룸 38.3인치(약 972mm)로 실내 공간은 여유롭다. 사이드미러와 외부 도어 핸들은 없고, 버터플라이 도어 구조로 탑승한다.

유선 충전 포트 대신 바닥 매립형 무선 유도 충전만 지원하며, 48V 저전압 아키텍처로 배선을 단순화했다. 차량 중량은 약 1,412kg으로 경량 설계를 통해 플릿 운영 비용 절감을 극대화한 구조다. 조향은 물리적 스티어링 칼럼을 제거한 스티어-바이-와이어(steer-by-wire) 방식이다.

‘자체 인증’ vs ‘면제 신청’…테슬라와 죽스의 갈림길

테슬라 로보택시 사이버캡 집중
사이버캡 / 테슬라

NHTSA가 개시한 조사(AQ26002)의 핵심은 테슬라의 ‘자체 인증(self-certification)’ 절차다. 미국에서는 제조사가 차량이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을 충족한다고 스스로 선언하는 구조인데, NHTSA는 사이버캡에 대해 테슬라가 어떤 기술 자료와 판단 근거를 제시했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조사 대상 규모는 약 1,000대로 추산된다.

비교 대상은 아마존 자회사 죽스(Zoox)다. 죽스 역시 운전대·페달이 없는 로보택시를 개발했지만, NHTSA로부터 49 CFR Part 555에 따른 공식 면제 승인을 받았다. 2026년 7월부터 2028년 7월까지 2년간 연간 최대 2,500대 한도 내에서만 상업 배치가 허용된다. FMVSS 135(브레이크), 111(전방 시야), 208(승객 충돌 보호) 등 다수 조항에서 면제를 획득한 결과다.

반면 테슬라는 어떠한 면제도 신청하지 않았다. “사이버캡은 처음부터 모든 ‘적용 가능한’ FMVSS를 충족한다”는 논리로, 연간 2,500대 상한을 피하고 대규모 무제한 상업 배치를 추구하는 전략이다. 규제 허들을 낮추되 성장 한도를 수용한 죽스와 허들을 정면 돌파해 무제한 확장을 노린 테슬라의 전략적 선택이 극명하게 갈린다.

규칙보다 앞선 차량…조사 결과가 바꿀 로보택시 지형

현행 FMVSS는 수십 년 전 ‘인간 운전자가 핸들을 잡고 페달을 밟는다’는 전제로 설계됐다. NHTSA는 지난 6월 26일 FMVSS 135 개정안(NPRM)을 통해 ADS 전용 차량에 물리적 브레이크 페달 의무를 없애는 방향을 제안했다. 그러나 의견 수렴 마감이 8월 26일로 연장됐으며, 9월 7일 최종 규칙으로 발효되지 않았다. 개정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는 기존 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

테슬라는 규칙이 확정되기 전에 이미 사이버캡을 도로에 투입했다. 규정을 앞질러 시장을 연 셈이다. 만약 NHTSA가 사이버캡의 인증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지으면 리콜 명령, 설계 변경, 민사 벌금 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 반대로 테슬라의 해석이 일정 부분 인정된다면, 운전대·페달 없는 완전자율차에 대한 새로운 인증 선례가 사실상 정립되고, 다른 제조사들도 유사한 경로를 시도할 여지가 생긴다.

사이버캡의 목표 판매가는 3만 달러 미만이지만, 이는 소비자 직판이 아닌 로보택시 플릿 공급 기준이다. 테슬라는 차량 판매보다 운행·요금 수익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한다. 이번 NHTSA 조사는 테슬라가 ‘로보택시로 회사 가치를 재정의한다’는 장기 전략의 첫 번째 관문이 됐다. 오스틴에서 시작된 이 실험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될지, 아니면 규제의 역풍을 맞을지—그 답은 조사 결과가 내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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