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올해 상반기 해외 승용차 평균판매가격(ASP)이 1년 새 30%를 넘어 급등했다. 국내 차값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사이, 해외 시장에서의 단가 상승이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이끈 핵심 동력으로 작동했다.
기아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해외 승용차 ASP는 4641만9000원으로 2025년 상반기(3555만원)보다 1086만9000원(30.6%)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해외 레저용차(RV·SUV 등) ASP도 6336만원에서 7244만9000원으로 908만9000원(14.3%) 올랐다.
반면 국내 승용차 ASP는 3764만원에서 3812만원으로 48만원(1.3%) 오르는 데 그쳤고, 국내 RV ASP는 4680만원에서 4631만8000원으로 오히려 48만2000원(1.0%) 하락했다.
환율·전동화·선진시장, ‘3중 효과’가 ASP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해외 ASP 급등의 배경으로 세 가지 요인을 꼽는다. 첫째,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하이브리드·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평균 단가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둘째는 고환율 효과다. 해외 판매가격은 현지 통화를 원화로 환산해 산출하는 구조여서, 고환율이 지속되면 원화 기준 ASP가 자동으로 상승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현대차 역시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 상승이 ASP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 바 있어, 그룹 전반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구조로 볼 수 있다.
셋째로는 고수익 시장 내 고가 모델 비중 확대다. 선진시장용 모델은 신흥국 대비 기본 차값과 옵션 가격이 높아, 이 시장 내 판매 비중이 늘어날수록 글로벌 ASP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국내·미국 공장은 ‘풀가동’…생산 체계도 뒷받침
높아진 단가를 실적으로 연결하는 공급 체계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상반기 기아의 국내외 전체 공장 가동률은 97.7%를 기록했다. 국내공장은 생산능력(81만4000대)을 웃도는 84만2584대를 생산해 가동률이 103.5%에 달했고, 미국공장도 99.6%로 사실상 완전가동 상태를 유지했다.
전체 생산실적은 149만2487대로, 국내 84만2584대를 비롯해 미국 17만5250대, 인도 17만116대, 멕시코 15만5100대, 슬로바키아 14만9437대 순이었다. 슬로바키아공장은 82.6%로 기아 생산거점 중 가동률이 가장 낮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