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모빌리티(KGM)가 중국 체리자동차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플랫폼 기술료로 약 1100억 원을 단기 차입해 렉스턴 후속 모델 개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차세대 주력 SUV ‘SE10’, 차명 후보 ‘아리랑’의 국내 출시를 2026년 하반기로 못 박은 가운데, 8월 초에는 체리와 자본 제휴까지 공식화할 예정이다.
1100억 단기 차입, 8년 라이선스 계약의 첫 결제
KGM은 지난 7월 28일 미화 7500만 달러 규모의 단기 외화자금 차입을 공시했다. 신한은행 당일 고시환율인 달러당 1465.40원을 적용한 원화 환산액은 약 1099억500만 원이다.
이번 차입은 장기 설비투자가 아닌 1개월 만기 단기대출 형태다. 기술료 지급을 위한 운영자금 성격이 강하다. 차입 이후 KGM의 단기차입금 총액은 기존 2813억9000만 원에서 3912억9500만 원으로 약 39% 급증했으며, 자기자본 대비 비율은 7.4% 수준이다.
이 기술료는 2024년 10월 KGM이 취득한 체리 T2X PHEV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에 따른 것이다. 계약 기간은 최소 8년이며, 자동차 설계·개발·제조 전반에 걸쳐 활용 가능한 광범위한 권리다.
‘아리랑’ SE10, 3700만 원대 PHEV 대형 SUV로 정조준
체리 T2X 플랫폼이 탑재될 차량은 프로젝트명 ‘SE10’이다. 현행 렉스턴의 사다리형 프레임 SUV 정통성을 계승하면서도, 파워트레인을 디젤 중심에서 PHEV·HEV·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로 전면 교체하는 세대교체 모델이다.
전장 약 4.9m급 7인승 대형 SUV로 기획됐으며, 1.5L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와 20kWh 이상 배터리를 조합하는 구조다. 한 번 주유·완충 시 주행거리는 약 1500km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가격대는 3700만~4000만 원대로, 1억 원 안팎인 기아 EV9 대비 ‘반값 친환경 대형 SUV’라는 포지셔닝이 가능하다.
차명 후보로는 ‘아리랑’이 대리점과 임직원 대상 선호도 조사에서 제시됐다. 국민 정서를 담은 차명으로 마케팅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개발 로드맵상 올해 8월 국내 인증 취득, 12월 개발 완료 및 수출 인증 취득이 목표다.
기술 도입 넘어 자본 제휴로…기대와 우려 교차
KGM과 체리의 협력은 플랫폼 기술 도입을 넘어 자본 제휴로 확장된다. 8월 초 양사는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인퉁웨 체리 회장과 장귀빙 사장이 계약식에 직접 참석한다. 체리의 KGM 지분 투자 규모와 중장기 협력 방안도 이 자리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체리와 플랫폼을 공유함으로써 R&D 비용과 재료비를 각각 10% 이상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핵심 플랫폼을 중국 업체에 의존할 경우 부품 공급과 기술 업데이트, 가격 협상에서 체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개월 만기 단기차입 구조상 이후 차환(roll-over) 또는 중장기 자금 재조달이 불가피한 만큼, 재무 건전성 관리도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