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전면 파업이 현대자동차의 판매 성적표를 뒤흔들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4.2% 감소한 28만8574대를 판매했다고 9월 1일 밝혔다. 월간 글로벌 판매량이 30만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약 4년 7개월 만이다.
국내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1.1% 급감한 3만4333대에 그쳤다. 이는 11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해외 감소율(-8.5%)과 비교하면 약 5배에 달하는 낙폭이다.
현대차 측은 “8월에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신차 대기 수요 등의 영향이 있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파업 30시간, 생산 중단 60시간…공급 충격이 내수 직격
현대차 노조는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7월부터 부분 파업을 이어왔고, 8월 21일에는 10년 만의 첫 ‘전일 전면 파업’을 단행했다. 8월 한 달간 부분·전면 파업을 합쳐 총 30시간 파업이 진행됐고, 그로 인한 생산 중단은 60시간에 달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7월부터 8월 25일까지 누적된 생산 손실은 약 6만2000대, 매출 손실은 약 2조6000억원(약 18억5000만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국내 공장 가동 중단이 내수 출고 지연에 직접 타격을 주면서, 국내 판매 감소 폭이 해외의 5배에 달하는 비대칭 구조가 나타났다.
그랜저 5931대로 내수 1위…기아와 대조적 성적표
공급 충격 속에서도 국내 판매 순위 1위는 그랜저(5931대)가 차지했다. 세단 부문에서는 쏘나타(3105대)와 아반떼(1462대)가 뒤를 이어 세단 합계 1만922대를 기록했다. RV 부문에서는 싼타페(3596대), 팰리세이드(1812대), 아이오닉 5(1372대) 순으로 총 1만810대가 팔렸다.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1460대), GV70(1406대), GV80(1240대) 등 총 4545대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됐다. 참고로 같은 기간 기아는 해외 판매 호조로 글로벌 판매가 약 5% 증가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현대차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257만5360대였다. 국내 누적 판매는 15.0% 감소한 39만9159대, 해외 누적 판매는 4.1% 줄어든 217만6201대였다.
신차 효과 기대 vs 연간 실적 ‘하단 압박’ 우려 공존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더 뉴 그랜저와 디 올 뉴 아반떼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신차 출시 기대감에 구매를 미룬 소비자 수요가 하반기에 풀릴 수 있다.
다만 금융·증권가에서는 6만2000대에 달하는 생산 손실 전량을 연내에 만회하기는 어렵다며 연간 판매·영업이익 전망치의 일부 하향 조정 가능성을 거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