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팔고도 망한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매출 늘었는데 ‘돈 못 버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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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월 판매량
쏘렌토 / 기아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9일 발표한 ‘완성차 업계의 수익성 변화와 그 시사점’ 보고서에서 글로벌 주요 완성차 20개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이 2023년 7.9%에서 2024년 6.4%, 2025년 2.3%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 절대액도 2023년 1,960억 달러(약 267조 원)에서 2025년 590억 달러(약 82조 6,000억 원)로, 불과 2년 사이에 약 70%가 사라졌다.

“많이 팔아도 덜 남는” 구조…상반기도 뚜렷

수익성 악화는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독일 자동차경영연구소(CAM)가 집계한 글로벌 완성차 25개사의 2026년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가운데 이자·법인세 차감 전 이익(EBIT)은 16.3% 급감했다. 평균 EBIT 마진은 4.4%에서 3.5%로 떨어졌으며, 차량 1대당 EBIT은 1,199유로에서 1,027유로로 14.3% 줄었다.

이러한 흐름은 2025년 연간 기준으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생산 물량은 오히려 늘었음에도, 매출은 약 2.4% 증가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62.9% 급감헀다.

수익성 호황의 역설…반도체난 끝나자 드러난 민낯

현대차 투싼 1000만대 판매
투싼 / 현대차

이번 수익성 쇼크를 이해하려면 2021~2023년의 ‘호황’ 시기를 함께 봐야 한다. 당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할인 판매가 줄고 고수익 차종 중심 생산이 이뤄지면서, 완성차 업계는 역대급 마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반도체난이 완화되면서 가격·차종 믹스 효과가 사라지고, 구조적 비용 부담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현재의 수익성 악화 배경으로 ▲수년간 지속된 미래 기술 투자 부담 ▲중국발 공급 확대 본격화 ▲통상 환경 변화를 꼽으며, “이 요인들은 단기 내 해소가 어렵다는 공통된 특징을 지닌다”고 지적했다.

이중 투자의 덫…파워트레인 전환에 최대 4억 달러

전기차 전환이 지속되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은 지역별 규제와 수요 차이로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사업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 배터리, 생산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병행해야 하는 이중 투자 구조에 처해 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전기차 수요 부진 시 선행 투자한 설비의 가동률이 급격히 낮아지며, 파워트레인 수요 변화에 맞춰 차종·생산라인을 전환할 경우 약 2억~4억 달러의 비용과 9~15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

차량의 경쟁 영역이 소프트웨어(SW)와 인공지능(AI)으로 확대된 것도 비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OTA(무선 업데이트), 자율주행·ADAS, 통합 인포테인먼트 OS 등 SW·AI 개발과 운영에 들어가는 신규 인력·클라우드 인프라 비용이 단기적으로 매출 증가 속도를 웃돌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의 팽창은 이 같은 수익성 압박의 핵심 외부 변수다. 중국 주요 5개 완성차사의 매출은 2019년 1,780억 달러에서 2025년 3,051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영업이익률은 2~4% 수준의 저마진 구조를 유지하며, 이익보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앞세우는 공격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대차·도요타, 복수 파워트레인 전략으로 상대적 선방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 10월 출시
GV80 하이브리드 / 제네시스

업체별 수익성 차이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전동화 속도가 조정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가 재부상하면서, 복수 파워트레인(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에 강점을 보유한 현대차그룹과 일본 도요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단일 전략보다 지역별 수요·규제·소득 수준에 맞춰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제공하는 유연한 전략이 현 국면에서 일정한 방어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바탕으로 미래 투자를 지속하고, 이를 실제 판매와 이익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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